다시 바다에서 / 이해인 다시 바다에서 / 이해인 열여섯 살에 처음으로 환희의 눈물 속에 내가 만났던 바다 짜디짠 소금물로 나의 부패를 막고 내가 잠든 밤에도 파도로 밀려와 작고 좁은 내 영혼의 그릇을 어머니로 채워주던 바다 침묵으로 출렁이는 그 속깊은 말 수평선으로 이어지는 기도를 오늘도 다시 듣네 .. Literature(문학)/Poem(시) 2020.03.22
다시 시작하는 기쁨으로 / 이해인 다시 시작하는 기쁨으로 / 이해인 첫눈, 첫사랑, 첫걸음 첫약속, 첫여행, 첫무대 처음의 것은 늘 신선하고 아름답습니다 순결한 설레임의 기쁨이 숨어 있습니다 새해 첫 날 첫기도가 아름답듯이 우리의 모든 아침은 초인종을 누르며 새로이 찾아오는 고운 첫 손님 학교로 향하는 아이들의.. Literature(문학)/Poem(시) 2020.03.19
다시 겨울 아침에 /이해인 다시 겨울 아침에 /이해인 몸 마음 많이 아픈 사람들이 나에게 쏟아놓고 간 눈물이 내 안에 들어와 보석이 되느라고 밤새 뒤척이는 괴로운 신음소리 내가 듣고 내가 놀라 잠들지 못하네 힘들게 일어나 창문을 열면 나의 기침소리 알아듣는 작은 새 한 마리 나를 반기고 어떻게 살까 묻지 .. Literature(문학)/Poem(시) 2020.03.11
다른 옷은 입을 수가 없네 /이해인 다른 옷은 입을 수가 없네 /이해인 "하늘에도 연못이 있네" 소리치다 깨어난 아침 창문을 열고 다시 올려다본 하늘 꿈에 본 하늘이 하도 반가워 나는 그만 그 하늘에 빠지고 말았네 내 몸에 내 혼에 푸른 물이 깊이 들어 이제 다른 옷은 입을 수가 없네 Literature(문학)/Poem(시) 2020.03.10
다시 태어난다면 / 이해인 다시 태어난다면 / 이해인 내가 만약 다시 태어난다면 엄청난 당신보다는 덜 힘든 한 사람을 선택하겠습니다 나의 뜻과 어긋나는 당신이기에 나는 놀라서 도망치다 신들린 바람 내가 만약 죽어서 다시 태어난다면 사랑이신 당신을 모르고 싶은 죄스런 바램을 어찌해야 합니까 주문(呪文).. Literature(문학)/Poem(시) 2020.03.09
다리 / 이해인 다리 / 이해인 이미 건너간 사람은 건너지 못한 이의 슬픔쯤 이내 잊어버리겠지 어차피 건너야 할 것이기에 저마다 바쁜 걸음 뛰고 있는 것일까 살아가자면 언제이고 차례가 온다 따뜻한 염원의 강(江)은 넌지시 일러주었네 어둔 밤 길게 누워 별을 헤다가 문득 생각난 듯 먼 강기슭의 나.. Literature(문학)/Poem(시) 2020.03.07
단추를 달듯 / 이해인 단추를 달듯 / 이해인 떨어진 단추를 제자리에 달고 있는 나의 손등 위에 배시시 웃고 있는 고운 햇살 오늘이라는 새 옷 위에 나는 어떤 모양의 단추를 달까 산다는 일은 끊임없이 새 옷을 갈아 입어도 떨어진 단추를 제자리에 달듯 평범한 일들의 연속이지 탄탄한 실을 바늘에 꿰어 하나.. Literature(문학)/Poem(시) 2020.03.06
달빛 인사 /이해인 달빛 인사 /이해인 달을 닮은 사람들이 달 속에서 웃고 있네요 티없는 사랑으로 죄를 덮어주는 어머니 같은 달빛 잊을 것은 잊고 순하게 살아가라 조용히 재촉하는 언니 같은 달빛 슬픈 이들에겐 눈물 어린 위로를 보내는 친구 같은 달빛 하늘도 땅도 오늘은 온통 둥근 기도로 출렁이네요.. Literature(문학)/Poem(시) 2020.03.04
달을 닮아 / 이해인 달을 닮아 / 이해인 박꽃에 스미는 달빛 달맞이꽃에 스미는 달빛 그대로 내 마음에 스며 드네 밤새 달빛 안고 잠을 자다 아침에 일어나면 나는 달을 닮아 마음도 고요하고 부드러워지겠네 햇빛 또한 잘 받겠네 Literature(문학)/Poem(시) 2020.03.01
달팽이 노래 / 이해인 달팽이 노래 / 이해인 비오는 날은 나를 설레게 해요 돌층계 위에서 꿈을 펼치다가 잎새에 묻은 빗방울도 핥으며 사는 게 즐거워요 동그란 집 속에 몸을 깊이 감추어도 마음은 닫지 않아요 언젠가는 풀기 위해 감아 두는 나의 꿈 넓은 세상도 사람들도 더욱 잘 보이는 비오는 날 빗방울 끝.. Literature(문학)/Poem(시) 2020.02.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