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여쁜 눈사람이 되어 / 이해인 어여쁜 눈사람이 되어 / 이해인 부질없는 근심도 끈적거리던 우울도 모두 눈 속에 녹아라 어둠을 걷고 밝게 웃는 하얀 세상에 나는 다시 살고 싶어라 나는 당신의 어여쁜 눈사람이 되어 당신의 가슴에서 녹아내리고 싶어라 Literature(문학)/Poem(시) 2019.02.08
어머니 / 이해인 어머니 / 이해인 당신의 이름에선 색색의 웃음 칠한 시골집 안마당의 분꽃 향기가 난다 안으로 주름진 한숨의 세월에도 바다가 넘실대는 남빛 치마폭 사랑 남루한 옷을 걸친 나의 오늘이 그 안에 누워 있다 기워 주신 꽃골무 속에 소복히 담겨 있는 유년(幼年)의 추억 당신의 가리마같이 .. Literature(문학)/Poem(시) 2019.02.07
어머니의 방 / 이해인 어머니의 방 / 이해인 낡은 기도서와 가족들의 빛 바랜 사진 타다 남은 초가 있는 어머니의 방에 오면 철없던 시절의 내 목소리 그대로 살아 있고 동생과 소꿉놀이하며 키웠던 석류빛 꿈도 그대로 살아 있네 어둡고 고달픈 세월에도 항상 희망을 기웠던 어머니의 조각보와 사랑을 틀질했.. Literature(문학)/Poem(시) 2019.02.06
어머니께 드리는 노래 / 이해인 어머니께 드리는 노래 / 이해인 어디에 계시든지 사랑으로 흘러 우리에겐 고향의 강이 되는 푸른 어머니. 제 앞길만 가리며 바삐 사는 자식들에게 더러는 잊혀지면서도 보이지 않게 함께 있는 바람처럼 끝없는 용서로 우리를 감싸안은 어머니. 당신의 고통 속에 생명을 받아 이만큼 자라 .. Literature(문학)/Poem(시) 2019.02.01
어머니 편지 / 이해인 어머니 편지 / 이해인 철 따라 내게 보내는 어머니 편지에는 어머니의 향기와 추억이 묻어 있다 당신이 무치던 산나물 향기 같은 봄 편지에는 어린 동생의 손목을 잡고 시장 간 당신을 기다리던 낯익은 골목길이 보인다 당신이 입으시던 옥색 모시 적삼처럼 깨끗하고 시원한 여름 편지에.. Literature(문학)/Poem(시) 2019.01.30
어머니가 계시기에 / 이해인 어머니가 계시기에 / 이해인 새해 첫날 어머니의 이름을 부르면 한 마리의 학이 소나무 위에 내려앉듯 우리 마음의 나뭇가지에도 희망이란 흰 새가 내려와 날개를 접습니다 새로운 한 해에도 새로운 마음으로 당신과 함께 먼 길을 가야겠지요? 어머니 하느님의 뜻에 온전히 순명하신 당.. Literature(문학)/Poem(시) 2019.01.29
언어는 돌이 되어 / 이해인 언어는 돌이 되어 / 이해인 그토록 당신 앞에 할말이 많던 나도 이제는 당신에게 편지를 잊었습니다 사랑을 적당히 할 수가 없듯이 편지를 적당히 쓸 수가 없어 나는 오늘도 망설임뿐 그래서 흰 종이 위엔 침묵만 남고 언어는 돌이 되어 가슴 밑으로 가라앉아 버립니다 Literature(문학)/Poem(시) 2019.01.27
엄마와 딸 / 이해인 엄마와 딸 / 이해인 이렇게 나이를 먹어서도 엄마와 헤어질 땐 눈물이 난다 낙엽 타는 노모(老母)의 적막한 얼굴과 젖은 목소리를 뒤로 하고 기차를 타면 추수 끝낸 가을 들판처럼 비어가는 내 마음 순례자인 딸을 낳은 아프지만 아름다운 세상 늘 함께 살고 싶어도 함께 살 수는 없는 엄.. Literature(문학)/Poem(시) 2019.01.24
엄마와 분꽃 / 이해인 엄마와 분꽃 / 이해인 엄마는 해마다 분꽃씨를 받아서 얇은 종이에 꼭꼭 싸매 두시고 더러는 흰 봉투에 몇 알씩 넣어 멀리 있는 언니들에게 선물로 보내셨다 어느 날 학교에서 돌아온 나에게 엄마는 "분꽃씨를 뿌렸단다 머지않아 싹이 트고 꽃이 피겠지?" 하시며 분꽃처럼 환히 웃으셨다 .. Literature(문학)/Poem(시) 2019.01.22
엄마, 저는요 / 이해인 엄마, 저는요 / 이해인 엄마, 저는요 새해 첫날 엄마가 저의 방에 걸어 준 고운 꽃달력을 볼 때처럼 늘 첫 희망과 첫 설레임이 피어나는 그런 마음으로 살고 싶어요 첫눈이 많이 내린 날 다투었던 친구와 화해한 뒤 손 잡고 길을 가던 때처럼 늘 용서하고 용서받는 그런 마음으로 살고 싶어.. Literature(문학)/Poem(시) 2019.01.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