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의 향기 / 이해인 아침의 향기 / 이해인 아침마다 소나무 향기에 잠이 깨어 창문을 열고 기도합니다 오늘 하루도 솔잎처럼 예리한 지혜와 푸른 향기로 나의 사랑이 변함없기를 찬물에 세수하다 말고 비누향기 속에 풀리는 나의 아침에게 인사합니다 오늘 하루도 온유하게 녹아서 누군가에게 향기를 묻히.. Literature(문학)/Poem(시) 2019.03.15
아이의 창엔/이해인 아이의 창엔 / 이해인 아이가 유리창을 닦는다 그 위에 화안히 비쳐 오는 산 바다 하늘 길 닦으면 닦을수록 어쩌면 이토록 아름다운 세상일까 산 숲에선 산새가 울고 멀리 구름 위에 아까부터 웃고 계신 해님 아침마다 하늘 보는 아이의 까아만 속눈에 촉촉히 빛나는 구슬 이제 유리창보.. Literature(문학)/Poem(시) 2019.03.13
아픈 날의 일기 / 이해인 아픈 날의 일기 / 이해인 돌부리에 걸려 넘어져 무릎과 이마를 다친 어느 날 밤 아프다 아프다 혼자 외치면서 정신이 번쩍 들었습니다 편할 때는 잊고 있던 살아 있음의 고마움 한꺼번에 밀려와 감당하기 힘들었지요 자기가 직접 아파야만 남의 아픔 이해하고 마음도 넓어진다던 그대의 .. Literature(문학)/Poem(시) 2019.03.11
아기는 / 이해인 아기는 / 이해인 실핏줄까지도 살짝 내비치는 연분홍 부드러움 아기의 얼굴은 꽃잎을 닮았네 웃을 때마다 꽃가루 날리며 펴져 가는 아기의 향기 말을 배우기 전의 어린 아기는 한 송이 꽃으로 누워서도 걸어오네 새근새근 숨소리는 실로폰 소리를 내며 음악이 되네 Literature(문학)/Poem(시) 2019.03.09
안개꽃 / 이해인 안개꽃 / 이해인 혼자서는 웃는 것도 부끄러운 한 점 안개꽃 한데 어우러져야 비로소 빛이 되고 소리가 되는가 장미나 카네이션을 조용히 받쳐주는 기쁨의 별 무더기 남을 위하여 자신의 목마름은 숨길 줄도 아는 하얀 겸손이여 Literature(문학)/Poem(시) 2019.03.08
안녕히 가십시오 / 이해인 안녕히 가십시오 / 이해인 - 추모시 언젠가 오리라 예상을 했지만 당신과의 영원한 이별은 깊은 슬픔입니다 사랑이 너무 많아 잠시도 쉴 틈 없이 고달파도 누구보다 행복했던 마더 데레사 메마른 세상 곳곳 사랑의 샘을 만들고 인종과 이념의 벽을 넘어 누구에게나 평화의 어머니가 되셨.. Literature(문학)/Poem(시) 2019.03.06
안타까움 / 이해인 안타까움 / 이해인 너무 좋은 것들에 늘 젖어 살다보면 너무 무심하게 살아버리기 쉬운데서 오는 안타까움 한 예술가의 위대한 작품을 귀한 줄도 모르고 건성으로 보아 넘기듯이 때로는 당신이 주신 아름다운 선물들을 다 놓쳐 버리고 마는 안타까움 Literature(문학)/Poem(시) 2019.03.05
어느 무희(舞姬)에게 / 이해인 어느 무희(舞姬)에게 / 이해인 인생의 사계절을 아프고도 뜨겁게 온몸으로 표현하는 기도의 사람이여 막이 열리면 작은 우주가 되는 무대 위에서 웃고, 울고, 뛰며 우리 안에 숨어 있는 춤까지 밖으로 끌어내는 생명의 사람이여 춤추는 동안 그대는 진정 우리가 사랑할 수밖에 없는 한 마.. Literature(문학)/Poem(시) 2019.03.03
어느 봄날 / 이해인 어느 봄날 / 이해인 겨우내 참고 있던 진분홍 그리움이 진달래로 피는 봄. 당신이 오시어 다시 피는 이 목숨의 꽃도 흔들립니다. 크신 이름이 나날이 새로 돋는 이 연두빛 가슴에 진정 죽은 것이란 하나도 없습니다. 소생하는 당신의 대지(大地) 위에서 다시 낯을 씻는 나. 당신이 창조하신.. Literature(문학)/Poem(시) 2019.03.01
어느 말 한 마디가 / 이해인 어느 말 한 마디가 / 이해인 어느 날 내가 네게 주고 싶던 속 깊은 말 한 마디가 비로소 하나의 소리로 날아갔을 제 그 말은 불쌍하게도 부러진 날개를 달고 되돌아왔다 네 가슴 속에 뿌리를 내려야 했을 나의 말 한 마디는 돌부리에 채이며 곤두박질치며 피 묻은 얼굴로 되돌아왔다 상처.. Literature(문학)/Poem(시) 2019.02.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