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일기 / 이해인 어느 일기 / 이해인 어제는 다정히 웃던 그 사람이 오늘은 세상에 없다. 소식을 듣고 잠이 오지 않는다. 내일 그의 장례식엔 어떤 기도를 바칠까. 내일도 해는 뜨고 지겠지. 누군가 또 마지막 숨을 내쉴지 모르는데 - 나는 아무에게도 할 말이 없다. 반딧불처럼 반짝 살아 있는 나도 언젠가.. Literature(문학)/Poem(시) 2019.02.26
어느 수채화 / 이해인 어느 수채화 / 이해인 비 오는 날 유리창이 만든 한 폭의 수채화 선연하게 피어나는 고향의 산마을 나뭇잎에 달린 은빛 물방울 속으로 흐르는 시냇물 소리 물결 따라 풀잎 위엔 무지개 뜬다 그 위로 흘러오는 영원이란 음악 보이지 않는 것들을 잡히지 않는 것들을 속삭이는 빗소리 내가 .. Literature(문학)/Poem(시) 2019.02.25
어느 꽃에게 / 이해인 어느 꽃에게 / 이해인 넌 왜 나만 보면 기침을 하니? 꼭 한마디 하고 싶어하니? 속으로 아픈 만큼 고운 빛깔을 내고 남 모르게 아픈 만큼 사람을 깊이 이해할 수 있다고 오늘도 나에게 말하려구? 밤낮의 아픔들이 모여 꽃나무를 키우듯 크고 작은 아픔들이 모여 더욱 향기로운 삶을 이루는 .. Literature(문학)/Poem(시) 2019.02.24
어느 아침 / 이해인 어느 아침 / 이해인 밤새 깔린 어둠의 부스러기들을 행주로 닦아 내고 정결한 식탁에 희망을 차린다 그릇이 부딪칠 때마다 가슴에도 달그락거리는 그 웃음소리 마주 앉은 가족의 눈 속에서 사랑의 언어를 꺼내 양식을 삼는 어느 아침 Literature(문학)/Poem(시) 2019.02.22
어느 노인의 고백 / 이해인 어느 노인의 고백 / 이해인 하루 종일 창 밖을 내다보는 일이 나의 일과가 되었습니다 누가 오지 않아도 창이 있어 고맙고 하늘도 구름도 바람도 벗이 됩니다 내 지나온 날들을 빨래처럼 꼭 짜서 햇살에 널어두고 봅니다 바람 속에 펄럭이는 희노애락이 어느새 노을빛으로 물들어 있네요 .. Literature(문학)/Poem(시) 2019.02.20
어떤 별에게 / 이해인 어떤 별에게 /이해인 나는 당신의 이름을 모르지만 산에서 하늘을 보면 금방이라도 가까이 제 곁에 내려앉을 것 같습니다 다른 별에 비하면 지구는 아주 작은 별이라는 걸 얼른 이해할 수 없듯이 때로는 그안에 먼지처럼 작은 내가 있음을 자주 잊어버리며 삽니다 요즘은 혜성, 목성이 거.. Literature(문학)/Poem(시) 2019.02.18
어떤 기도 / 이해인 어떤 기도 / 이해인 적어도 하루에 여섯 번은 감사하자고 예쁜 공책에 적었다 하늘을 보는 것 바다를 보는 것 숲을 보는 것만으로도 고마운 기쁨이라고 그래서 새롭게 노래하자고...... 먼 길을 함께 갈 벗이 있음은 얼마나 고마운 일인가 기쁜 일이 있으면 기뻐서 감사하고 슬픈 일이 있으.. Literature(문학)/Poem(시) 2019.02.15
어떤 후회 / 이해인 어떤 후회 / 이해인 물건이든 마음이든 무조건 주는 걸 좋아했고 남에게 주는 기쁨 모여야만 행복이 된다고 생각했어 어느 날 곰곰 생각해보니 꼭 그렇지만은 아닌 것 같더라구 주지 않고는 못 견디는 그 습성이 일종의 강박관념으로 자신을 구속하고 다른 이를 불편하게 함을 부끄럽게 .. Literature(문학)/Poem(시) 2019.02.13
어린 왕자를 위하여 / 이해인 어린 왕자를 위하여 / 이해인 잠시 다니러 온 지구 여행을 마치고 다시 제자리로 돌아가기 위해 멋있게 작별할 줄 알았던 어린 왕자의 그 순결한 영혼과 책임성 있는 결단력을 사랑합니다 사라져도 슬프지 않은 별이 되기 위해서 우리는 오늘 이 순간을 놓치지 말고 사랑으로 길들이며 사.. Literature(문학)/Poem(시) 2019.02.12
어둠속에서 / 이해인 어둠 속에서 / 이해인 불을 끄고 혼자서 누워보는 내 방의 어둔 바다 아무도 오지 않는 적막한 어둠 속에 나는 비로소 눈이 밝아지고 아무도 말을 건네오지 않는 깊은 침묵 속에 나는 할말이 많은 섬으로 떠오르네 고독한 바람 어쩌다 휘몰아쳐도 끝까지 견디어낼 힘을 어둠 속에 기르는 .. Literature(문학)/Poem(시) 2019.02.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