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엔 이런 사람이 / 이해인 새해엔 이런 사람이 / 이해인 평범하지만 가슴엔 별을 지닌 따뜻함으로 어려움 속에서도 절망하지 않고 신뢰와 용기로써 나아가는 기도의 사람이 되게 해주십시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정월의 보름달만큼만 환하고 둥근 마음 나날이 새로 지어 먹으며 밝고 맑게 살아가는 희망의 사람이.. Literature(문학)/Poem(시) 2019.05.30
새해 새 아침 / 이해인 새해 새 아침 / 이해인 새해의 시작도 새 하루부터 시작됩니다 시작을 잘 해야만 빛나게 될 삶을 위해 겸손히 두 손 모으고 기도하는 아침이여 어서 희망의 문을 열고 들어오십시오 사철 내내 변치 않는 소나무빛 옷을 입고 기다리면서 기다리면서 우리를 키워온 희망 힘들어도 웃으라고 .. Literature(문학)/Poem(시) 2019.05.27
새해 첫날의 소망 / 이해인 새해 첫날의 소망 / 이해인 가만히 귀기울이면 첫눈 내리는 소리가 금방이라도 들려올 것 같은 하얀 새 달력 위에 그리고 내 마음 위에 바다 내음 풍겨오는 푸른 잉크를 찍어 희망이라고 씁니다 창문을 열고 오래 정들었던 겨울 나무를 향해 '한결같은 참을성과 고요함을 지닐 것' 이라고 .. Literature(문학)/Poem(시) 2019.05.26
색연필 / 이해인 색연필 / 이해인 햇빛이 잘 들어오는 창가에서 내 소중한 친구가 먼 곳으로 떠나며 선물로 건네준 색연필 한 다스를 깍았습니다 빨강, 파랑, 연두, 초록, 보라... 몇년간 내가 연필을 깍지 않고 서랍 깊숙이 넣어두었듯이 오랫동안 절제하며 접어두었던 그리움이 이제는 빛깔마다 살아서 .. Literature(문학)/Poem(시) 2019.05.23
석류의 말 / 이해인 석류의 말 / 이해인 감추려고 감추려고 애를 쓰는데도 어느새 살짝 삐져나오는 이 붉은 그리움은 제 탓이 아니에요 푸름으로 눈부신 가을 하늘 아래 가만히 서 있는 것만으로도 너무 행복해서 터질 것 같은 가슴 이젠 부끄러워도 할 수 없네요 아직은 시고 떫은 채로 그대를 향해 터질 수.. Literature(문학)/Poem(시) 2019.05.20
선인장의 고백 / 이해인 선인장의 고백 / 이해인 하나뿐인 사랑조차 고단하고 두려울 때가 있어요 황홀한 꽃 한 송이 더디 피워도 좋으니 조금 더 서늘한 곳으로 날 데려가주어요 목마르지 않을 지혜의 샘 하나 가슴에 지니고 이젠 그냥 그대 곁에서 조금 더 편히 쉬고 싶음을 용서해주어요 Literature(문학)/Poem(시) 2019.05.19
선물의 집 / 이해인 선물의 집 / 이해인 사랑할 때 우리 마음은 바닥이 나지 않는 선물의 집 무엇을 줄까 어렵게 궁리하지 않아도 서로를 기쁘게 할 묘안이 끝없이 떠오르네 다른 이의 눈엔 더러 어리석게 보여도 개의치 않고 언어로, 사물로 사랑을 표현한다 마침내는 존재 자체로 선물이 되네, 서로에게 사.. Literature(문학)/Poem(시) 2019.05.16
설겆이 / 이해인 설겆이 / 이해인 살아서 아침을 맞고 또 밤을 보내듯 살아서 밥을 먹고 그릇을 치우네 크고 작은 빈 그릇에 담겼던 내 하루의 언어와 사고를 즐겁게 정돈하는 시간 이빠진 것들은 따로 치우고 깨어진 것들은 내버리면서 다시 만나는 나의 모습 행주로 그릇을 닦아 찬장에 넣듯이 잃었던 .. Literature(문학)/Poem(시) 2019.05.15
섬에서 /이해인 섬에서 / 이해인 나로부터 사람들로부터 잠시 비켜 있으려고 여기 왔습니다 비겁하게 도망친 것은 아니고 즐겁게 숨었지요 절대 침묵으로 사랑하는 일이 아직은 힘들지만 여기서 배우겠습니다 다시 뭍으로 나가기 위해 바위로 엎디어 있으렵니다 바위 끝에 부서져서 눈물을 노래로 일으.. Literature(문학)/Poem(시) 2019.05.13
성 금요일의 기도 / 이해인 성 금요일의 기도 / 이해인 오늘은 가장 깊고 낮은 목소리로 당신을 부르게 해 주소서 더 많은 이들을 위해 당신을 떠나 보내야 했던 마리아의 비통한 가슴에 꽂힌 한 자루의 어둠으로 흐느끼게 하소서 배신의 죄를 슬피 울던 베드로의 절절한 통곡처럼 나도 당신 앞에 겸허한 어둠으로 .. Literature(문학)/Poem(시) 2019.05.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