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인 시 모음(기타) 한 그루의 나무처럼 비바람을 견뎌내고 튼튼히 선 한 그루 나무처럼, 오늘이란 땅 위에 선 사람도 어쩔 수 없이 슬픔을 견뎌내야 조금씩 철이 드나 보다. 사랑하는 이와의 이별을 경험하고 터무니없는 오해도 받고, 자신의 모습에 실망하면서 어둠의 시간을 보낸 후에야 가볍지 않은 웃음.. Literature(문학)/Poem(시) 2018.07.14
이해인 시 모음(기타) 한여름 아침 / 이해인 비온 뒤의 햇살에 간밤의 눅눅한 꿈을, 젖은 어둠을 말린다. 바람에 실려오는 치자꽃 향기. 오늘도 내가 꽃처럼 자신을 얻어서 향기로운 하루가 될 수 있기를 기도한다. 열매를 위하여 자신을 포기하는 꽃의 겸손 앞에 내가 새삼 부끄러워 창가에 선 한여름 아침. Literature(문학)/Poem(시) 2018.07.12
이해인 시 모음(꽃) 한 송이 수련으로 / 이해인 내가 꿈을 긷는 당신의 못 속에 하얗게 떠다니는 한 송이 수련으로 살게 하소서 겹겹이 쌓인 평생의 그리움 물 위에 풀어 놓고 그래도 목말라 물을 마시는 하루 도도한 사랑의 불길조차 담담히 다스리며 떠다니는 당신의 꽃으로 살게 하소서 밤마다 별을 안고 .. Literature(문학)/Poem(시) 2018.07.10
이해인 시 모음(기타) 한 방울의 그리움 / 이해인 마르지 않는 한 방울의 잉크빛 그리움이 오래 전부터 내 안에 출렁입니다 지우려 해도 다시 번져오는 이 그리움의 이름이 바로 당신임을 너무 일찍 알아 기쁜 것 같기도 너무 늦게 알아 슬픈 것 같기도 나는 분명 당신을 사랑하지만 당신을 잘 모르듯이 내 마음.. Literature(문학)/Poem(시) 2018.07.08
이해인 시 모음(기타) 한 톨의 사랑이 되어 / 이해인 오 친구여, 우리는 이제 한 톨의 사랑이 되어 배고픈 이들을 먹여야 하네 언젠가 우리 사랑 나누어 넉넉한 큰 들판이 될 때까지 오 친구여, 우리는 이제 한 방울의 사랑이 되어 목마른 이들을 적셔야 하네 언젠가 우리 세상 흘러서 넘치는 큰 강이 될 때까지 Literature(문학)/Poem(시) 2018.07.06
이해인 시 모음(기타) 한해를 돌아보는 길 위에서 / 이해인 마지막 잎새 한 장 달려 있는 창 밖의 겨울나무를 바라보듯 한 해의 마지막 달인 12월의 달력을 바라보는 제 마음엔 초조하고 불안한 그림자가 덮쳐옵니다 - 연초에 세웠던 계획은 실천했나요? - 사랑과 기도의 삶은 뿌리를 내렸나요? - 감사를 잊고 살.. Literature(문학)/Poem(시) 2018.07.05
이해인 시 모음(자연) 할미꽃 / 이해인 손자 손녀 너무 많이 사랑하다 허리가 많이 굽은 우리 할머니 할머니 무덤가에 봄마다 한 송이 할미꽃 피어 온종일 연도(煉禱)를 바치고 있네 하늘 한번 보지 않고 자주빛 옷고름으로 눈물 닦으며 지울 수 없는 슬픔을 땅 깊이 묻으며 생전의 우리 할머니처럼 오래 오래 .. Literature(문학)/Poem(시) 2018.07.04
이해인 시 모음(기타) 합창을 할 때처럼 / 이해인 합창을 할 때처럼 오늘도 저에게 새날을 주시니 감사합니다 삶의 무대 위에 다시 한번 저를 세워주시니 감사합니다 합창을 할 때처럼 이기심을 버리고 절제하는 기쁨으로 매일을 살게 해주십시오 합창을 할 때처럼 다른 사람들을 존경하고 그들의 소리와 행동.. Literature(문학)/Poem(시) 2018.07.03
이해인 시 모음(기타) 해님도 나를 보고 / 이해인 엄마 심부름을 기쁘게 하고 숙제도 열심히 하고 동생과도 사이좋게 잘 지낸 날 그런 날은 엄마가 나를 보고 웃으시듯이 해님도 나를 보고 웃는 것만 같아요 내가 엄마 말씀 잘 듣지 않고 숙제도 미루어 두고 동생하고도 싸움만 한 날 그런 날은 엄마가 나를 보.. Literature(문학)/Poem(시) 2018.07.01
이해인 시 모음 (기타) 해질녘의 바다에서 / 이해인 1 해질녘의 바다에 홀로 서서 마지막 기도처럼 어머니를 부르면, 나도 어머니가 된다. 세월과 함께 깊어 가는 사랑을 어쩌지 못해 그저 출렁이고 또 출렁이는 것밖엔 달리 할 말이 없는 파도치는 가슴의 어머니가 된다. 2 바다에서 오랜만에 건져 올린 나의 시.. Literature(문학)/Poem(시) 2018.06.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