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상일기 / 이해인 병상 일기 1 / 이해인 아플 땐 누구라도 외로운 섬이 되지 하루 종일 누워 지내면 문득 그리워지는 일상의 바쁜 걸음 무작정 부럽기만 한 이웃의 웃음소리 가벼운 위로의 말은 가벼운 수초처럼 뜰 뿐 마음 깊이 뿌리내리진 못해도 그래도 듣고 싶어지네 남들 보기엔 별것 아닌 아픔이어도 .. Literature(문학)/Poem(시) 2019.10.19
병상 일기 2 / 이해인 병상 일기 2 / 이해인 이만큼 어른이 되어서도 몹시 아플땐 '엄마' 하고 불러보는 나의 기도 이유 없이 칭얼대는 아기처럼 아플 땐 웃음 대신 눈물 먼저 삼키는 나약함을 하느님도 이해해주시리라 열꽃 가득한 내 이마를 내가 짚어보는 고즈넉한 오후 잘못한 것만 많이 생각나 마음까지 아.. Literature(문학)/Poem(시) 2019.10.17
보게 하소서 / 이해인 보게 하소서 / 이해인 길을 가던 당신에게 어느 소경이 "주여, 보게 하소서" 라고 외치던 그 간절한 기도를 자주 기억합니다 주여, 하루의 일과를 끝내고 문 닫은 밤이 되면 "밤은 천 개의 눈을 가졌다" 고 표현한 어느 시인의 말이 생각납니다 문득 커다란 눈이 되어 나를 살피러 오는 이 .. Literature(문학)/Poem(시) 2019.10.15
보고 싶다는 말은 / 이해인 보고 싶다는 말은 / 이해인 생전 처음 듣는 말처럼 오늘은 이 말이 새롭다 보고 싶은데...... 비오는 날의 첼로 소리 같기도 하고 맑은 날의 피아노 소리 같기도 한 너의 목소리 들을 때마다 노래가 되는 말 평생을 들어도 가슴이 뛰는 말 사랑한다는 말보다 더 감칠맛 나는 네 말 속에 들어 .. Literature(문학)/Poem(시) 2019.10.14
보름달에게 1 / 이해인 보름달에게 1 / 이해인 너는 나만의 것은 아니면서 모든 이의 것 모든 이의 것이면서 나만의 것 만지면 물소리가 날 것 같은 너 세상엔 이렇듯 흠도 티도 없는 아름다움이 있음을 비로소 너를 보고 안다 달이여 내가 살아서 너를 보는 날들이 얼마만큼이나 될까? Literature(문학)/Poem(시) 2019.10.13
보름달에게 2 / 이해인 보름달에게 2 / 이해인 네 앞에 서면 늘 말문이 막힌다 사랑하는 마음이 가득 차 오르면 할 말을 잊는 것처럼 너무 빈틈없이 차 올라 나를 압도하는 달이여 바다 건너 네가 보내는 한 가닥의 빛만으로도 설레이누나 내가 죽으면 너처럼 부드러운 침묵의 달로 사랑하는 이들의 가슴에 한 번.. Literature(문학)/Poem(시) 2019.10.11
보호색 / 이해인 보호색 / 이해인 배춧잎 속에 숨은 연두색 벌레처럼 우리는 저마다 보호색 만들기에 능한지도 몰라 다른 이를 위해 만들어가는 사랑의 보호색은 아름답고 따뜻해 보이지만 자기만의 유익을 위한 이기적인 보호색은 차디차고 징그러워 정이 가질 않네 이기심을 적당히 숨긴 사랑의 모습.. Literature(문학)/Poem(시) 2019.10.07
복스러운 사람이 되게 하소서 / 이해인 복스러운 사람이 되게 하소서 / 이해인 하느님과 이웃을 향해 더욱 열려 있는 사랑과 기도로 복스러운 사람이 되게 하소서 일상의 소임에서 가꾸어가는 잔잔한 기쁨과 감사로 복스러운 사람이 되게 하소서 타인의 잘못을 받아들이는 이해와 용서로 복스러운 사람이 되게 하소서 좀처럼 .. Literature(문학)/Poem(시) 2019.09.30
봄까치꽃 /이해인 봄까치꽃 / 이해인 까치가 놀로 나온 잔디밭 옆에서 가만히 나를 부르는 봄까치꽃 하도 작아서 눈에 먼저 띄는 꽃 어디 숨어 있었니? 언제 피었니? 반가워서 큰소리로 내가 말을 건네면 어떻게 대답할까 부끄러워 하늘색 얼굴이 더 얇아지는 꽃 잊었던 네 이름을 찾아 내가 기뻤던 봄 노래.. Literature(문학)/Poem(시) 2019.09.19
봄과 같은 사람 / 이해인 봄과 같은 사람 / 이해인 봄과 같은 사람이란 어떠한 사람일까 생각해 본다. 그는 아마도 늘 희망하는 사람, 기뻐하는 사람, 따뜻한 사람, 친절한 사람, 명랑한 사람, 온유한 사람, 생명을 소중히 여기는 사람, 고마워할 줄 아는 사람, 창조적인 사람, 긍정적인 사람일 게다. 자신의 처지를 .. Literature(문학)/Poem(시) 2019.09.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