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인 시 모음(자연) 사과 향기 / 이해인 겨울날 한 알의 홍옥을 깨무는 맛 쪼개면 물기 많고 부드럽고 신선한 홍옥 정답게 친구와 나누어 먹고 싶은 한 알의 사과에선 빨간 장미의 향기도 난다 그 열매 속에 숨어 있는 햇빛 바람 비 사랑 Literature(문학)/Poem(시) 2018.05.24
이해인 시 모음(기타) 꽃봉오리 속에 숨겨온 그 마음 / 이해인 복을 빈다는 말도 사랑한다는 말도 너무 자주 하면 향기가 사라질 것 같아 꽃봉오리 속에 숨겨온 그 마음 가시를 지닌 장미처럼 삶의 모든 아픔 속에서도 고운 꽃을 피워내라는 한 송이의 기도와 격려로 그대의 꽃선물을 받아들입니다 Literature(문학)/Poem(시) 2018.05.23
이해인 시 모음(기타) 수평선을 바라보며 / 이해인 당신은 늘 하늘과 맞닿아 있는 수평선과 같습니다 내가 다른 일에 몰두하다 잠시 눈을 들면 환히 펼쳐지는 기쁨 가는 곳마다 당신이 계셨지요 눈감아도 보였지요 한결같은 고요함과 깨끗함으로 먼데서도 나를 감싸주던 그 푸른 선은 나를 살게 하는 힘 목숨 .. Literature(문학)/Poem(시) 2018.05.22
이해인 시 모음(기타) 기다리는 행복 / 이해인 온 생애를 두고 내가 만나야 할 행복의 모습은 수수한 옷차림의 기다림입니다. 겨울 항아리에 담긴 포도주처럼 나의 언어(言語)를 익혀 내 복된 삶의 즙을 짜겠습니다. 밀물이 오면 썰물을, 꽃이 지면 열매를, 어둠이 구워 내는 빛을 기다리며 살겠습니다. 나의 친.. Literature(문학)/Poem(시) 2018.05.20
이해인 시 모음(자연 ) 번개 연가 갑자기 번쩍이니 처음엔 무서웠어요 그 다음엔 눈을 뜰 수 없을 만큼 황홀했어요 그토록 찰나적인 만남을 애타게 기다리며 세월이 흐릅니다 당신을 향한 나의 그리움은 식을 줄 모르는 놀라움이군요 내 생의 가시덤불 속에 꼭 다시 한번 아름다운 번개로 나타나 주십시오 Literature(문학)/Poem(시) 2018.05.19
이해인 시 모음(기타 19) 새벽 창가에서 / 이해인 하늘 그 푸른 둘레에 조용히 집을 짓고 살자 했지 귤빛 새벽이 어둠을 헹구고 눈을 뜨는 연못가 순결은 빛이라 이르시던 당신의 목소리 바람 속에 찬데 나의 그림자만 데리고 저만치 손 흔들며 앞서 가는 세월 나의 창문엔 때로 어둠이 내렸는데 화려한 꽃밭에는 .. Literature(문학)/Poem(시) 2018.05.17
이해인 시 모음(기타 18) 깨어 사는 고독 / 이해인 외출했다 돌아온 나의 빈 방에, 흰 무명옷을 빨아입은 정갈한 모습. 말없이 날 기다려 준 고운 눈매의 너. 손짓하지 않아도 밤낮 내 방을 지키며 깨어 사는 손님인가. 천장에도, 벽에도, 문에도 숨어 있다 가슴으로 파고드네. 죽고나면 또 어느 누가 이 나무침대 위.. Literature(문학)/Poem(시) 2018.05.16
이해인 시 모음(기타17) 동백꽃이 질 때 / 이해인 비에 젖은 동백꽃이 바다를 안고 종일토록 토해내는 처절한 울음소리 들어보셨어요? 피 흘려도 사랑은 찬란한 것이라고 순간마다 외치며 꽃을 피워냈듯이 이제는 온몸으로 노래하며 떨어지는 꽃잎들 사랑하면서도 상처를 거부하고 편히 살고 싶은 나의 생각들 .. Literature(문학)/Poem(시) 2018.05.14
이해인 시 모음(기타16) 달빛 인사 / 이해인 달을 닮은 사람들이 달 속에서 웃고 있네요 티없는 사랑으로 죄를 덮어주는 어머니 같은 달빛 잊을 것은 잊고 순하게 살아가라 조용히 재촉하는 언니 같은 달빛 슬픈 이들에겐 눈물 어린 위로를 보내는 친구 같은 달빛 하늘도 땅도 오늘은 온통 둥근 기도로 출렁이네.. Literature(문학)/Poem(시) 2018.05.12
이해인 시 모음 (기타 14) 길을 떠날 때 / 이해인 길을 떠날 때면 처음으로 빛을 보는 나비가 된다. 바람따라 떠다니는 한숨 같은 민들레씨, 내일 향한 소리없는 사라짐을 본다. 여행길에 오르면 내가 아직 살아 있는 기쁨을 수없이 감사하고, 서서히 죽어 가는 슬픔을 또한 감사한다. 산, 나무, 강에게 손을 흔들며 .. Literature(문학)/Poem(시) 2018.05.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