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개꽃 / 이해인
혼자서는
웃는 것도 부끄러운
한 점 안개꽃
한데 어우러져야
비로소 빛이 되고
소리가 되는가
장미나 카네이션을
조용히 받쳐주는
기쁨의 별 무더기
남을 위하여
자신의 목마름은
숨길 줄도 아는
하얀 겸손이여
석류 / 이해인
참았다가
참았다가
터지는 웃음소리
바람에 익힌
가장 눈부신 환희를
엎지르리라
촘촘히 들어박힌
진홍의
찬미기도
껍질째로 쪼개어 준
가을볕
바람이 좋아
까르르 쏟아지는
찬란한
웃음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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