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terature(문학)/Poem(시)

이해인 시 모음(꽃09)

2018. 4. 19. 11:03

 

 

 

 

 

안개꽃 / 이해인

 

혼자서는

웃는 것도 부끄러운

한 점 안개꽃


한데 어우러져야

비로소 빛이 되고

소리가 되는가


장미나 카네이션을

조용히 받쳐주는

기쁨의 별 무더기


남을 위하여

자신의 목마름은

숨길 줄도 아는

하얀 겸손이여

 

 

 

 

 

 

 

 

석류  / 이해인

 

참았다가

참았다가

터지는 웃음소리


바람에 익힌

가장 눈부신 환희를

엎지르리라


촘촘히 들어박힌

진홍의

찬미기도


껍질째로 쪼개어 준

가을볕

바람이 좋아


까르르 쏟아지는

찬란한

웃음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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