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소를 잃지 않고 살 수 있기를 / 이해인 미소를 잃지 않고 살 수 있기를 / 이해인 빗속을 걸으며 많은 것을 생각했다 빗속에 서면 나는 늘 작은 새 작은 가슴이 된다 자꾸 건조해지는 마음을 빗속에 촉촉히 적시며 기도했다 힘드는 가운데도 미소를 잃지 않고 살 수 있기를 Literature(문학)/Poem(시) 2019.12.22
바다로 달려가는 바람처럼 / 이해인 바다로 달려가는 바람처럼 / 이해인 어디에 숨어 있다가 이제야 달려오는가 함께 있을 땐 잊고 있다가도 멀리 떠나고 나면 다시 그리워지는 바람 처음 듣는 황홀한 음악처럼 나뭇잎을 스쳐가다 내 작은 방 유리창을 두드리는 서늘한 눈매의 바람 여름 내내 끓어오르던 내 마음을 식히며 .. Literature(문학)/Poem(시) 2019.12.18
바다에서 쓴 편지 / 이해인 바다에서 쓴 편지 / 이해인 짜디짠 소금물로 내 안에 출렁이는 나의 하느님 오늘은 바다에 누워 푸르디푸른 교향곡을 들려주시는 하느님 당신을 보면 내가 살고 싶습니다 당신을 보면 내가 죽고 싶습니다 가까운 이들에게조차 당신을 맛보게 하는 일이 하도 어려워 살아갈수록 나의 기도.. Literature(문학)/Poem(시) 2019.12.17
바다새 /이해인 바다새 /이해인 이 땅의 어느 곳 누구에게도 마음 붙일 수 없어 바다로 온 거야 너무 많은 것 보고 싶지 않아 듣고 싶지 않아 예까지 온 거야 너무 많은 말들을 하고 싶지 않아 혼자서 온 거야 아 어떻게 설명할까 아무에게도 들키지 않은 이 작은 가슴의 불길 물 위에 앉아 조용히 식히고 .. Literature(문학)/Poem(시) 2019.12.15
바다는 나에게/이해인 바다는 나에게 / 이해인 바다는 가끔 내가 좋아하는 삼촌처럼 곁에 있다 나의 이야길 잘 들어주다가도 어느 순간 내가 힘들다고 하소연하면 "엄살은 무슨? 복에 겨운 투정이야" 하고 못 들은 척한다 어느 날 내가 갖고 싶은 것들을 하나하나 부탁하면 금방 구해줄 것처럼 다정하게 "그래, .. Literature(문학)/Poem(시) 2019.12.13
바다여 당신은 / 이해인 바다여 당신은 / 이해인 내가 목 놓아 울고 싶은 건 가슴을 뒤흔들고 가버린 거센 파도 때문이 아니다 한 밤을 보채고도 끊이지 않는 목쉰 바람소리 탓도 아니다 스스로의 어둠을 울다 빛을 잃어버린 사랑의 어둠 죄스럽게 비좁은 나의 가슴을 커다란 웃음으로 용서하는 바다여 저 안개 .. Literature(문학)/Poem(시) 2019.12.12
바다가 쉴 때는 / 이해인 바다가 쉴 때는 / 이해인 여름에 왔던 많은 사람들로 몸살을 앓던 바다가 지금은 조용히 누워 혼자서 쉬고 있다 흰 모래밭에 나도 오래 누워 쉬고 싶은 바닷가 노을 한 자락 끌어 내려 저고리를 만들고 바다 한 자락 끌어 올려 치마를 만들면서 수평선을 바라보면 내가 혼자인 것이 외롭지.. Literature(문학)/Poem(시) 2019.12.11
바다 일기 / 이해인 바다 일기 / 이해인 1 늘 푸르게 살라 한다 수평선을 바라보며 내 굽은 마음을 곧게 흰 모래를 밟으며 내 굳은 마음을 부드럽게 바위를 바라보며 내 약한 마음을 든든하게 그리고 파도처럼 출렁이는 마음 갈매기처럼 춤추는 마음 늘 기쁘게 살라 한다 2 바람 많이 부는 날 나는 바다에 나가.. Literature(문학)/Poem(시) 2019.12.09
바람에게 / 이해인 바람에게 / 이해인 몸이 아프고 마음이 우울한 날 너는 나의 어여쁜 위안이다, 바람이여 창문을 열면 언제라도 들어와 무더기로 쏟아내는 네 초록빛 웃음에 취해 나도 바람이 될까 근심 속에 저무는 무거운 하루일지라도 자꾸 가라앉지 않도록 나를 일으켜다오 나무들이 많이 사는 숲의 .. Literature(문학)/Poem(시) 2019.12.08
바람의 시 / 이해인 바람의 시 / 이해인 바람이 부네 내 혼에 불을 놓으며 부네 영원을 약속하던 그대의 푸른 목소리도 바람으로 감겨 오네 바다 안에 탄생한 내 이름을 부르며 내 목에 감기는 바람 이승의 빛과 어둠 사이를 오늘도 바람이 부네 당신을 몰랐더면 너무 막막해서 내가 떠났을 세상 이 마음에 적.. Literature(문학)/Poem(시) 2019.12.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