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c.(기타)/Info(정보)

관절염 치료제가 중증 코로나 잡는다

2022. 3. 4. 12:45

관절염 치료제가 중증 코로나 잡는다...세계 최대 임상시험서 입증

 
 
 
 
 
코로나 바이러스 이미지. 영국이 진행한 세계 최대 규모 임상시험에서 류머티즘 관절염 치료제가 중증 코로나 환자의 사망률을 더 줄일 수 있다는 임상시험 결과가 나왔다./Recovery trial

세계 최대 규모로 진행된 임상시험에서 관절염 치료제가 중증 코로나 환자의 사망률을 줄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 약은 이미 국내외 의료 현장에서 코로나 환자 치료에 쓰고 있지만, 대규모 임상시험으로 약효가 검증되면서 처방이 더 늘 것으로 기대된다.

영국 국립보건서비스(NHS)는 “코로나 치료제 무작위 평가 시험인 ‘리커버리 임상시험(Recovery trial)’에서 먹는 류머티즘 관절염 치료제인 ‘바리시티닙(baricitinib)’이 코로나 입원 환자의 사망률을 13%까지 줄이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3일(현지 시각) 밝혔다. 연구 결과는 의학논문 사전 출판사이트인 메드아카이브에 공개됐다.

리커버리 임상시험은 2020년부터 4만7000여명의 코로나 입원 환자를 대상으로 시판 중인 약물의 코로나 치료 효과를 알아보고 있다. 영국 전역 병원은 물론, 남아프리카공화국·가나·베트남·인도네시아·네팔 병원까지 참여했다.

중증 코로나 환자의 사망률을 줄이는 효과가 확인된 바리시티닙은 미국 일라이 릴리가 류머티즘 관절염 치료제인 올루미언트로 판매하고 있다./Recovery trial

◇기존 약과 병용, 사망률 13% 더 낮춰

바리시티닙은 인체 면역체계가 과도하게 작용해 정상세포까지 공격하는 것을 막는 약이다. 인체에서 야누스 인산화 효소를 억제해 과도한 면역반응을 조절한다. 이번 임상시험을 이끈 영국 옥스퍼드대의 마틴 랜드레이 교수는 “의사들이 현재 처방하고 있는 약에 바리시티닙을 추가하면 효과가 있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스테로이드 염증 치료제인 ‘덱사메타손(dexamethasone)’과 같은 기존 코로나 치료제에 바리시티닙을 추가하면 치료효과가 더 커지는 것을 확인했다. 코로나 입원 환자 4148명은 기존에 쓰던 약에 바리시티닙을 추가했고, 4008명은 기존 치료제만 적용했다. 그 결과 바리시티닙을 복용한 환자는 28일 후 12%에 해당하는 513명이 사망했고, 기존 치료제만 쓴 환자는 14%인 546명이 사망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임상 결과가 코로나 환자 치료에 큰 도움을 줄 것이라고 평가했다. 미국 에모리 의대의 보구마 티탄지 박사는 “코로나 대유행이 끝나려면 아직 멀었고 앞으로도 환자 급증과 싸워야 한다”며 “바라시티닙으로 사망률을 더 줄일 수 있다면 고무적인 일”이라고 밝혔다.

이전에도 바리시티닙이 코로나 치료에 효과가 있다는 소규모 임상시험 결과들이 나왔다. 연구진은 이번 대규모 임상시험과 앞서 8건의 임상시험까지 합치면 바리시티닙과 같은 야누스 인산화효소 억제제가 코로나 입원 환자의 사망률을 20% 줄일 수 있다고 밝혔다.

앞서 중증 코로나 환자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확인된 류머티즘 관절염 치료제 토실리주맙. 스위스 로슈가 '악템라'라는 이름으로 판매하고 있다./Recovery trial

◇중증 코로나 치료 삼총사 완성

리커버리 임상시험은 그동안 코로나 환자 치료에 획기적인 기여를 했다. 2020년 6월에는 코로나 입원 환자 6400여명을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을 통해 염증 치료제인 덱사메타손이 인공호흡기를 쓰는 중증 환자의 사망을 최대 3분의 1 감소시키는 효과를 확인했다. 2021년 2월에는 덱사메타손 복용 환자에 류머티즘 관절염 치료제인 ‘토실리주맙(tocilizumab)’을 추가하면 중증 환자의 사망을 더 줄일 수 있다는 결과가 나왔다.

옥스퍼드대의 랜드레이 교수는 “바리시티닙은 토실리주맙만큼 효과가 있다”고 밝혔다. 이제 중증 코로나 환자를 살릴 치료제 3총사가 완성된 셈이다. 최근 나온 미국 화이자의 항바이러스 코로나 치료제인 팍스로비드는 증상 발현 후 5일 이내 복용해야 효과가 있는 약이어서 중증 환자 치료에는 쓰지 않는다.

중증 코로나 치료제 3가지는 모두 국내 의료 현장에서 쓰고 있다. 항바이러스제인 렘데시비르와 병용한다. 이번에 대규모 임상시험을 통해 약효가 입증돼 중증 코로나 환자 치료 현장에 더 많이 보급될 것으로 기대된다.

세 가지 약은 모두 국내에서 판매되고 있다. 덱사메타손은 1957년 개발된 약으로 신일제약, 부광약품, 대원제약, 유한양행, 경동제약이 복제약을 생산하거나 판매 중이다. 화일약품은 덱사메타손 원료를 제조하는 업체다.

스위스 로슈는 토실리주맙으로 류머티즘 관절염 치료제 ‘악템라’를 개발했다. JW중외제약이 국내 판권을 갖고 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지난해 6월 토실리주맙을 2세 이상 중증 코로나 환자에 쓸 수 있도록 허가했다.

바리시티닙은 미국 일라이 릴리의 류머티즘 관절염 치료제인 ‘올루미언트’ 성분으로, 국내에서는 종근당이 판매하고 있다. 지난해 7월 미국 FDA는 올루미언트를 코로나 단독 치료제로 승인했다

 

[출처 : 조선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