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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기-자전거-산행

2022. 5. 22. 09:13

달리기-자전거-산행 ‘야외3종’… “휴일이 즐거워집니다”

송광섭 중앙대병원 정형외과 교수는 달리기, 자전거 타기, 등산 등 세 종목의 운동을 병행하며 건강을 챙기고 있다. 주말 휴일 이틀 중 하루는 반드시 야외 활동을 하는 날로 정해 놓고 운동한다. 신원건 기자 laputa@donga.com
 
한 가지 운동이라도 꾸준히 한다면 건강 증진 효과를 볼 수 있다. 하지만 이게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며칠 동안 날씨가 나쁘면 야외 자전거 타기 습관은 깨지고 만다. 전날 밤 늦게까지 일을 하거나 과음했다면 새벽 달리기는 무너진다.

송광섭 중앙대병원 정형외과 교수(51)는 이런 경우에 대비해 여러 운동을 병행한다. 달리기를 하지 못하면 야외 자전거 타기를 하거나 산에 간다. 이런 식으로 운동해 온 지 16년째다. 한때 부정맥이 있었지만 지금은 모든 건강지표가 정상을 가리킨다. 여러 종목을 병행하면서 규칙적으로 운동하는 것이 비결이다.

체중도 놀랄 만한 수준으로 줄였다. 2006년 처음 자전거를 탔을 때 체중은 86kg이었지만 지금은 74kg으로 떨어졌다. 그나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한 이후 음식 섭취량이 늘어 살이 약간 붙은 것이란다. 코로나19 사태 이전에는 69kg을 유지했다.

 
○ “테니스 하고 자전거 타고 헬스 하고”
사실 송 교수는 운동을 꽤 좋아하는 편이다. 대학 시절 테니스를 즐겼다. 병원의 테니스 동호회장도 맡았다. 격주로 주말마다 테니스 경기를 했다. 하지만 2013년부터 손목에 통증이 나타났다. 테니스를 관둘 수밖에 없었다.

테니스를 한창 즐기던 2006년 자전거에 입문했다. 우연한 기회에 투박한 자전거 한 대를 얻었다. 이참에 건강이나 챙겨 보자며 자전거를 타기 시작했다. 평일 중 하루를 골라 집에서 병원까지 왕복 28km 거리를 자전거로 출퇴근했다. 당시 습관 덕에 요즘도 주 1회는 자전거로 출퇴근하는데, 편도로 40여 분이 소요된다.

헬스클럽 1년 회원권을 끊고 운동하기도 했다. 다만 헬스클럽에서의 운동은 썩 즐겁지가 않았다. 1주일에 1회 정도 갈까 말까 했고, 설령 가더라도 30분을 넘기지 못했다. 이것저것 운동기구를 만져 보다 트레드밀에서 달리기를 하다 돌아오거나 목욕만 하고 돌아오는 날이 많았다. 결국 헬스클럽 가는 횟수가 서서히 줄더니 나중에는 완전히 발을 끊게 됐다.

 
2016년엔 유독 병원 업무로 스트레스가 많았다. 몸도 더 피곤하게 느껴졌다. 밤에 퇴근하던 중에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밤에 혼자 할 수 있는 새로운 운동이 필요하다.’ 바로 달리기였다.

○달리기 입문 이듬해 마라톤 풀코스 도전
주중 하루를 골라 퇴근한 후 집 근처 한강공원에서 달렸다. 대략 10km 거리를 달렸다. 혼자 달리다 보니 명상을 하는 기분도 들었다. 운동을 끝내고 나면 개운했다. 짧은 시간에 이처럼 땀을 흘릴 수 있는 운동이 또 있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잠도 더 깊이 들었다. 평발이라 달리기에 적합하지 않을 수도 있지만 모든 점을 종합해 보니 만족도가 높았다. 송 교수는 추가로 주말에 10km를 달렸다. 만약 주중에 달리지 못하면 주말에 거리를 15∼20km로 늘렸다. 달리기 습관은 지금도 유지하고 있다.

우연히 마라톤에 입문하게 됐다. 지금은 정년퇴직한 선배 교수와 점심 식사를 할 때였다. 선배가 “마라톤 해 보는 게 어때?”라고 제안했다. 이 한마디에 마라톤과 인연을 맺었다. 달리기를 시작한 지 3개월여 만에 마라톤대회 하프코스(약 21km) 달리기에 도전했다. 이듬해인 2017년에는 풀코스에도 도전했다. 이 도전 이후 2년 동안 풀코스를 10회 뛰었다. 평소에는 주중, 주말 1회씩 10km 정도를 달리지만 대회를 앞두고는 달리는 횟수와 거리를 모두 늘린다. 송 교수는 “이렇게 달리다 보니 일부러 체중을 빼야겠다는 생각 자체를 한 적이 없는데도 쫙쫙 빠졌다”고 했다. 체중이 69kg까지 떨어졌을 때가 이 무렵이었다.

○“휴일에는 무조건 산과 들로”
송 교수에게는 ‘휴일 원칙’이 있다. 주말 이틀 중 하루는 반드시 야외 활동을 한다. 달리기, 자전거 타기, 산행 등을 적절히 배합한다. 야외로 나가는 날에는 오전에 밀린 일을 끝낸다. 이어 점심 식사를 마치고 야외로 나간다. 평일 달리기는 대체로 오후 8∼10시에 하지만 주말 달리기는 오후 6시 무렵 시작한다. 예전에는 혼자 달렸지만 최근에는 아내와 달리는 날이 많아졌다.

간혹 달리기 대신 자전거를 타기도 한다. 출퇴근 용도가 아닌 야외 자전거 타기는 평균 매달 1회 정도 유지한다. 한강변을 따라 보통 30∼40km 거리를 달린다. 목적지에 도착한 후 돌아올 때는 전철을 이용한다. 이와 별도로 4∼6개월마다 강원 춘천을 비롯해 90∼100km의 거리를 자전거를 타고 간다. 이때도 전철을 이용해 늦은 귀가를 한다.

주말 휴일에 하는 활동이 또 있다. 바로 산행이다. 가급적 2주마다 한 번 정도는 산에 오르려고 한다. 주변에 있는 나지막한 산에 오른다. 꽤 빠른 속도로 걷거나 달리면서 시속 7∼8km를 지키려 한다. 이런 식으로 2시간 정도 산을 걷다 보면 땀이 뚝뚝 떨어진다. 최근에는 이 산행도 아내와 자주 하는 편이다. 이와 별도로 분기별로 1회 정도는 고도가 다소 높은 산도 오르려 한다.

송 교수는 “여러 운동을 병행하다 보면 주말 휴일 중 하루는 반드시 밖에서 활동할 수밖에 없다”며 “이야말로 스트레스도 날리고 건강도 챙기는 가장 좋은 방법이 아닐까”라며 웃었다.

발바닥 중앙이 지면에 닿게 보폭 조절… 상체는 10도만 기울여야

관절 지키는 달리기 자세는


달리기를 끝낸 후 허벅지와 무릎 주변을 마사지해주면 피로 해소에 도움이 된다. 송 교수가 마무리 스트레칭을 하고 있다. 신원건 기자 laputa@donga.com
마라톤이나 장거리 달리기가 무릎 관절에 악영향을 끼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 송광섭 교수는 “정형외과 의사 관점에서 봤을 때 꼭 그렇다고 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제대로 요령을 알고 달린다면 80대가 돼도 장거리 달리기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일단 자신의 무릎 상태를 확인할 필요는 있다. △이미 무릎 치료와 수술을 받은 사람 △구조적 문제로 무릎이 휘어진 사람 △달릴 때마다 통증이 나타나는 사람은 의사와 상담한 뒤 달리기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또한 이런 사람들은 마라톤 풀코스에 도전해서는 안 된다. 대략 10km 정도가 좋고, 더 달리고 싶어도 하프코스 이하로 제한해야 한다.

나이가 들면 기록에 무덤덤해져야 한다. 송 교수는 “절대로 빨리 뛰면 안 된다. 숨이 차고 헉헉대며, 무릎이 아픈데도 기록을 내려고 달리다 보면 반드시 관절에 무리가 간다”고 말했다. 속도나 기록보다는 오래 부드럽게 뛰는 데 신경을 쓰라는 것이다. 이 경우 달리는 자세가 중요하다.

무엇보다 보폭을 줄여야 한다. 보폭이 크면 발뒤꿈치부터 지면에 닿는다. 이때 체중이 가하는 압박도 커진다. 발바닥 중앙 부위부터 지면에 닿도록 하는 게 좋다. 이렇게 하면 보폭이 줄어들고, 그만큼 무릎에 가해지는 압박도 감소한다.

달리기에 몰두하고 속도를 내다 보면 상체가 앞으로 기울게 된다. 이 또한 보폭을 늘리고 관절에 가하는 압박을 키우는 원인이다. 상체는 10도 정도만 앞으로 기울여야 한다. 송 교수는 “보폭을 줄이고 상체를 세우는 것만으로도 관절을 잘 지킬 수 있다”며 “이런 식으로 달리다 보면 근육과 뼈에 자극을 지속적으로 줄 수 있어 근감소증과 골다공증(뼈엉성증) 예방에도 큰 도움이 된다”고 밝혔다.

운동 전후 스트레칭은 필수다. 특히 운동 후에 스트레칭을 해야 한다. 뛰고 나면 지쳐 그냥 털썩 주저앉는다. 이때 무릎과 허벅지를 5분 이상 충분히 마사지해 주면 회복 속도가 빨라진다. 그는 “사소해 보이지만 이 마사지가 무척 중요하다”고 말했다.
 
[출처 : 동아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