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츠하이머병 조기진단 AI기술 개발 ‘뉴로젠’
유전체-인지기능-MRI 분석 종합… 노인 1만명 대상 10년째 자료축적
적은 검사비로 많은 환자 진단 가능… 건보 적용 대비 사회적 비용 절감
임상중인 ‘뉴로AI’ 올 4분기 출시… “조기진단땐 운동-약물치료 병행
65세 이상 인구 중에는 10명 중 1명꼴이다. 65세 이상 노인 인구 813만 명 중 약 79만 명이 치매이고, 의료비와 장기요양비용 등이 포함된 치매관리비용은 18조7000억 원에 달한다. 치매는 나이가 들수록 유병 확률이 크게 높아진다. 5년마다 거의 2배로 유병률이 높아지는 추세다. 인구수가 많은 1970년대 초반 태생이 이제 50대 초반인 것을 감안하면 앞으로 치매 치료와 관리, 예방은 한국이 풀어야 할 큰 숙제다. 치매 환자 수는 2030년 136만 명, 2050년에는 300만 명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치매는 병명이 아니고 증상을 일컫는 말이다. 치매를 유발하는 가장 많은 원인 질병은 알츠하이머병으로 2021년 현재 국내 치매 원인의 76%를 차지한다. 다음으로 뇌경색 등에 의한 뇌혈관 손상으로 나타나는 혈관성 치매가 8.6%, 알코올성 치매나 파킨슨병에 의한 기타가 15.4%다.
이런 자료를 활용해 치매를 일으키는 가장 큰 원인인 알츠하이머병 발병을 예측하는 인공지능(AI) 기술을 개발하는 곳이 ‘뉴로젠’이다. 이 교수가 치매에 의한 사회와 국가의 부담을 줄여야 한다는 생각으로 국내 벤처 1세대인 이상훈 씨(현 배럴 대표이사·인터파크 창립 멤버)에게 제안하고 기술이전을 해 2015년 설립됐다. 설립 초기부터 이 교수는 기술자문을 맡았고, 작년부터는 비상근 최고기술책임자(CTO)로 역할이 커졌다. 광주치매코호트연구단에 나온 세계 최대 치매의료 다차원 빅데이터와 아시아 최대 치매환자 유전체 빅데이터, 무증상 환자 추적 빅데이터 등이 뉴로젠의 강점이다.
남궁현 대표이사는 “올해 건강검진센터와 손잡고 건강검진을 받는 사람들에게 알츠하이머병 위험 예측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막바지 작업을 하고 있다”고 했다. AI 개발은 정보기술(IT) 전문가인 박종성 부사장이 총괄한다. 컴퓨터공학과 뇌과학, AI를 전공한 박사 5명과 석사 7명 등 총 17명의 연구원이 알츠하이머성 치매 예측 AI 기술을 고도화하고 있다. 최근 5년간 치매 예측 관련 논문을 43편이나 발표했고, 특허는 34건을 출원해 12건을 등록한 상태다. 국내 여느 의료영상 AI 분석 업체보다 앞선 성과다.
베타 아밀로이드는 뇌 신경세포 사이에 쌓이는 일종의 단백질 덩어리의 일종으로 알츠하이머성 치매 여부를 판단하는 주요한 생물학적 지표다. 베타 아밀로이드가 많이 쌓이면 치매로 진행될 확률이 높다. 베타 아밀로이드가 얼마나 쌓였는지를 알려면 지금은 PET 촬영밖에 방법이 없다. 국내에 있는 PET 장비는 검사료가 비싼 데다 대수도 약 200대뿐이어서 매일 검사를 한다고 해도 연간 최대 3만 명 정도만 검사할 수 있다. 65세 이상 인구의 0.3% 수준이다. 뉴로젠은 값싼 MRI와 유전체 검사 등으로 이를 대체할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
유전체 분석·예측 AI는 알츠하이머병 유발에 영향을 끼치는 아포이(APOE) 유전자 변형을 비롯해 여러 치매 유발 유전 인자를 종합해 치매 발병을 예측한다. 뉴로젠은 2019년 아포이 유전 변이가 서양인보다 한국인에게 더 치명적이라는 사실을 밝혀내고 이런 특성을 반영한 분석 기술 특허를 등록했다.
인지기능 분석·예측 AI는 병원에서 전문 임상심리사들이 하는 판단을 대신한다. 현재 병원에서는 정상인과 치매, 치매 직전 단계인 경도인지장애를 판별하기 위해 복잡한 그림을 따라 그리게 하는 고감도 시공간인지기능 검사를 사람이 일대일로 수행한다. 전문성과 숙련도가 필요해 사람으로는 대량 검사가 불가능한데 이를 극복할 수 있는 길을 연 셈이다.
MRI 분석·예측 AI는 의사가 육안으로 정성적으로 판별하던 뇌 부피의 축소를 정량적으로 계산해 보여준다. 특히 뉴로젠은 한국인과 서양인의 뇌구조에 차이가 있는 점을 반영해 알츠하이머병 진행 정도에 따라 부피 변화가 나타나는 뇌 부위를 100여 곳으로 분할해 분석해 낸다. 정량적 분석이 가능해지면 치매의 진행 속도 등을 좀 더 명확히 알 수 있어 다양한 치료법 선택이 가능해진다.
박 부사장은 “AI가 예측의 정확도를 높이려면 인지기능 저하 같은 증상이 없는 사람들의 유전체나 MRI, 인지기능검사 결과지 등이 필요하다”며 “광주치매코호트의 차별화된 데이터가 있어 예측 정확도를 높일 수 있었다”고 말했다. 뉴로젠은 유전체 분석·예측 AI는 올해 3분기(7∼9월) 상용화하고, 인지기능 분석·예측 AI는 4분기(10∼12월)에 출시할 예정이다. 유전체 분석·예측과 MRI 분석·예측 AI를 결합한 ‘뉴로 AI’는 현재 임상시험이 진행되고 있고 4분기에 출시될 예정이다. 치매 환자 치료와 돌봄은 국가적 부담인 만큼 값싸고 대량 검사가 가능한 방식을 개발해 둠으로써 치매 조기 진단의 국민건강보험 적용 시대를 대비하는 셈이다.
치매 치료로 유명한 양동원 서울성모병원 신경과 교수는 “알츠하이머성 치매의 예측과 조기 진단이 가능해지면 약물치료와 운동 같은 비약물 치료로 치매 진행을 크게 늦출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며 “MRI로 정량적 모니터링이 가능해지면 뇌 부피의 미세한 변화도 알려줄 수 있어 환자가 더 적극적으로 치료 및 예방 활동에 임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유전체-인지기능-MRI 분석 종합… 노인 1만명 대상 10년째 자료축적
적은 검사비로 많은 환자 진단 가능… 건보 적용 대비 사회적 비용 절감
임상중인 ‘뉴로AI’ 올 4분기 출시… “조기진단땐 운동-약물치료 병행
뉴로젠 연구원들이 알츠하이머병 예측 인공지능(AI) 개발을 위해 3차원 뇌 영상을 두고 회의하고 있다. 뉴로젠은 한국인 ‘뇌 표준지도’를 만들어 연구개발에 적용 중이다. 뉴로젠 제공
남궁현 대표
한국에서 현재 85세 이상 남성은 2명 중 1명꼴로 치매를 앓고 있다. 치매는 기억과 언어, 판단력 등의 인지 기능이 감소해 일상생활 유지가 어려운 상태를 말한다. 같은 연령대 여성은 3명 중 1명꼴이다. 치매국가책임제 실시로 문을 연 중앙치매센터의 한국인 치매 유병률 자료에 있는 수치다. 한국인의 기대 수명이 83.5세까지 늘어나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누구도 안심할 수 없는 셈이다.65세 이상 인구 중에는 10명 중 1명꼴이다. 65세 이상 노인 인구 813만 명 중 약 79만 명이 치매이고, 의료비와 장기요양비용 등이 포함된 치매관리비용은 18조7000억 원에 달한다. 치매는 나이가 들수록 유병 확률이 크게 높아진다. 5년마다 거의 2배로 유병률이 높아지는 추세다. 인구수가 많은 1970년대 초반 태생이 이제 50대 초반인 것을 감안하면 앞으로 치매 치료와 관리, 예방은 한국이 풀어야 할 큰 숙제다. 치매 환자 수는 2030년 136만 명, 2050년에는 300만 명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치매는 병명이 아니고 증상을 일컫는 말이다. 치매를 유발하는 가장 많은 원인 질병은 알츠하이머병으로 2021년 현재 국내 치매 원인의 76%를 차지한다. 다음으로 뇌경색 등에 의한 뇌혈관 손상으로 나타나는 혈관성 치매가 8.6%, 알코올성 치매나 파킨슨병에 의한 기타가 15.4%다.
○ 국책연구사업 결과로 키운 예측 기술
치매는 일찍 발견하면 예방이 가능하다. 문제는 대부분의 환자가 기억력이나 판단력이 떨어지는 증상을 보일 때나 병원을 찾는다는 것이다. 조기 진단과 예측을 하려면 한국인의 치매 특성을 알아야 가능하다. 2013년 조선대에 광주치매코호트연구단이 발족하게 된 계기다. 조선대 이건호 의생명과학과 교수가 정부에 제안해 시작된 연구로 광주지역 노인들의 치매 관련 자료가 10년째 축적되고 있다. 치매 증상을 보이기 전 약 1만 명을 대상으로 치매 관련 정밀 검사를 실시해 유전체 검사 결과와 인지기능검사, 뇌 자기공명영상(MRI) 자료 등 다차원 자료들을 축적하며 치매 발병 위험을 관리해주고 있다. 치매가 발병하기 전부터 치매 발병 때까지를 추적·관리하는 경우는 세계적으로 드문 사례다.이런 자료를 활용해 치매를 일으키는 가장 큰 원인인 알츠하이머병 발병을 예측하는 인공지능(AI) 기술을 개발하는 곳이 ‘뉴로젠’이다. 이 교수가 치매에 의한 사회와 국가의 부담을 줄여야 한다는 생각으로 국내 벤처 1세대인 이상훈 씨(현 배럴 대표이사·인터파크 창립 멤버)에게 제안하고 기술이전을 해 2015년 설립됐다. 설립 초기부터 이 교수는 기술자문을 맡았고, 작년부터는 비상근 최고기술책임자(CTO)로 역할이 커졌다. 광주치매코호트연구단에 나온 세계 최대 치매의료 다차원 빅데이터와 아시아 최대 치매환자 유전체 빅데이터, 무증상 환자 추적 빅데이터 등이 뉴로젠의 강점이다.
남궁현 대표이사는 “올해 건강검진센터와 손잡고 건강검진을 받는 사람들에게 알츠하이머병 위험 예측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막바지 작업을 하고 있다”고 했다. AI 개발은 정보기술(IT) 전문가인 박종성 부사장이 총괄한다. 컴퓨터공학과 뇌과학, AI를 전공한 박사 5명과 석사 7명 등 총 17명의 연구원이 알츠하이머성 치매 예측 AI 기술을 고도화하고 있다. 최근 5년간 치매 예측 관련 논문을 43편이나 발표했고, 특허는 34건을 출원해 12건을 등록한 상태다. 국내 여느 의료영상 AI 분석 업체보다 앞선 성과다.
○값비싼 양전자단층촬영 없이 치매 예측 길 열어
뉴로젠은 알츠하이머성 치매를 일으키는 유전체를 AI로 분석·예측하고, 전문인력 부족으로 광범위한 조사가 힘든 인지기능 검사 또한 AI로 자동 처리하는 기술을 갖췄다. 여기에 MRI를 AI로 분석·예측해 뇌 신경세포 사멸로 축소된 뇌의 부피를 계산할 수 있다. 박 부사장은 “3가지 핵심 기술을 종합해 값비싼 양전자단층촬영(PET) 없이도 82%의 정확률로 베타 아밀로이드 검사 양성을 예측할 수 있다”고 했다.베타 아밀로이드는 뇌 신경세포 사이에 쌓이는 일종의 단백질 덩어리의 일종으로 알츠하이머성 치매 여부를 판단하는 주요한 생물학적 지표다. 베타 아밀로이드가 많이 쌓이면 치매로 진행될 확률이 높다. 베타 아밀로이드가 얼마나 쌓였는지를 알려면 지금은 PET 촬영밖에 방법이 없다. 국내에 있는 PET 장비는 검사료가 비싼 데다 대수도 약 200대뿐이어서 매일 검사를 한다고 해도 연간 최대 3만 명 정도만 검사할 수 있다. 65세 이상 인구의 0.3% 수준이다. 뉴로젠은 값싼 MRI와 유전체 검사 등으로 이를 대체할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
유전체 분석·예측 AI는 알츠하이머병 유발에 영향을 끼치는 아포이(APOE) 유전자 변형을 비롯해 여러 치매 유발 유전 인자를 종합해 치매 발병을 예측한다. 뉴로젠은 2019년 아포이 유전 변이가 서양인보다 한국인에게 더 치명적이라는 사실을 밝혀내고 이런 특성을 반영한 분석 기술 특허를 등록했다.
인지기능 분석·예측 AI는 병원에서 전문 임상심리사들이 하는 판단을 대신한다. 현재 병원에서는 정상인과 치매, 치매 직전 단계인 경도인지장애를 판별하기 위해 복잡한 그림을 따라 그리게 하는 고감도 시공간인지기능 검사를 사람이 일대일로 수행한다. 전문성과 숙련도가 필요해 사람으로는 대량 검사가 불가능한데 이를 극복할 수 있는 길을 연 셈이다.
MRI 분석·예측 AI는 의사가 육안으로 정성적으로 판별하던 뇌 부피의 축소를 정량적으로 계산해 보여준다. 특히 뉴로젠은 한국인과 서양인의 뇌구조에 차이가 있는 점을 반영해 알츠하이머병 진행 정도에 따라 부피 변화가 나타나는 뇌 부위를 100여 곳으로 분할해 분석해 낸다. 정량적 분석이 가능해지면 치매의 진행 속도 등을 좀 더 명확히 알 수 있어 다양한 치료법 선택이 가능해진다.
박 부사장은 “AI가 예측의 정확도를 높이려면 인지기능 저하 같은 증상이 없는 사람들의 유전체나 MRI, 인지기능검사 결과지 등이 필요하다”며 “광주치매코호트의 차별화된 데이터가 있어 예측 정확도를 높일 수 있었다”고 말했다. 뉴로젠은 유전체 분석·예측 AI는 올해 3분기(7∼9월) 상용화하고, 인지기능 분석·예측 AI는 4분기(10∼12월)에 출시할 예정이다. 유전체 분석·예측과 MRI 분석·예측 AI를 결합한 ‘뉴로 AI’는 현재 임상시험이 진행되고 있고 4분기에 출시될 예정이다. 치매 환자 치료와 돌봄은 국가적 부담인 만큼 값싸고 대량 검사가 가능한 방식을 개발해 둠으로써 치매 조기 진단의 국민건강보험 적용 시대를 대비하는 셈이다.
○치매 치료제 개발과 예방에 기여 가능
알츠하이머병 치료제는 뇌 세포의 사멸을 더디게 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작년에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조건부 승인한 치료제 ‘아두카노맙’은 경도인지장애나 초기 치매 환자에게서만 일부 효과를 나타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치매가 중중인 경우 뇌 세포가 많이 죽어 있어 약의 효과가 제대로 나타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의학계에서는 알츠하이머병을 예측하거나 조기 진단이 가능해지면 뇌 세포 손상이 상대적으로 적은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시험이 가능해져 치료제 개발에서도 한 단계 혁신이 일어날 것으로 기대한다. 뉴로젠은 자사 기술을 활용해 치매치료제를 개발하는 글로벌 제약사 및 바이오벤처 기업과 공동연구개발을 추진할 계획이다.치매 치료로 유명한 양동원 서울성모병원 신경과 교수는 “알츠하이머성 치매의 예측과 조기 진단이 가능해지면 약물치료와 운동 같은 비약물 치료로 치매 진행을 크게 늦출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며 “MRI로 정량적 모니터링이 가능해지면 뇌 부피의 미세한 변화도 알려줄 수 있어 환자가 더 적극적으로 치료 및 예방 활동에 임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출처 : 동아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