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신료·과일 넣고 따뜻하게 끓여 마시는 와인
몸 따뜻해지고 건강에 좋다며 국내서도 인기
대추·모과 등 토종 재료 넣은 ‘신토불이 뱅쇼’도
몸 따뜻해지고 건강에 좋다며 국내서도 인기
대추·모과 등 토종 재료 넣은 ‘신토불이 뱅쇼’도
서울 서초동에 사는 주부 김경희(63)씨는 올겨울 뱅쇼(vin chaud)에 맛을 들였다. "미리 만들어뒀다가 저녁에 한 잔씩 데워 마시면 온몸이 따뜻해지는 게 참 좋아요. 잠도 잘 오고요. 남편은 와인이 건강에 좋다며 7~8년 전부터 매일 한 잔씩 마셨지만, 저는 술을 잘 못해서 안 마셨어요. 하지만 이건 끓여서 알코올을 다 날려버린 거라 부담이 없네요. 만들기도 쉽고요."
◇ 체온 높이고 혈액 순환 활발해져, 추운 겨울에 인기
오렌지·사과 등 과일과 계피·정향 등 향신료를 넣고 끓인 와인인 뱅쇼가 ‘유럽식 쌍화탕’으로 불리며 인기를 얻고 있다. 뱅쇼는 ‘따뜻한 와인’이란 뜻의 프랑스어로, 과일과 향신료를 더해 맛과 향을 낸 와인은 프랑스뿐 아니라 독일·스페인·포르투갈·스칸디나비아·영국 등 유럽 대부분 지역에서 겨울철 즐겨 마신다. 독일어권에서는 글뤼바인(gluhwein)이라 부르는데, 성탄절을 앞둔 11~12월 도심 광장에서 열리는 크리스마켓에서 따뜻한 글뤼바인 가판대가 반드시 있게 마련이다. 그래서 독일이나 오스트리아 사람들에게 글뤼바인은 크리스마스하면 떠오르는 맛과 향으로 각인돼 있다.
국내에서 뱅쇼가 ‘유럽식 쌍화차’로 알려지게 된 건 뱅쇼를 마시면 탕약을 마신 것처럼 몸이 따뜻해지기 때문이다. 유럽에서도 뱅쇼는 맛도 맛이지만 추위를 이겨내기 위해 마신다. 맛도 쌍화차 등 한약과 비슷하다. 뱅쇼에 들어가는 계피는 한방에서 몸을 따뜻하게 하고 혈액순환을 활발하게 하는 한방재로 꼽힌다. 또다른 약재인 진피는 오렌지와 같은 감귤류인 귤 껍질을 잘 말린 것으로 기를 잘 소통시켜 조화롭게 한다고 한의학에서는 말한다.
◇ 장시간 끓인 와인 음료… 저렴하고 오래 된 와인 사용해도 돼
뱅쇼는 역사가 수천 년을 거슬러 올라갈 정도로 길다. 고대 이집트에서 와인에 여러 재료를 넣고 끓여 마시기 시작됐단 설, 고대 로마시대 때부터 마셨다는 주장이 있다. 로마 역사가 플리니(Pliny the Elder)가 당시 ‘피멘트(piment)’라고 불렀던 뱅쇼의 효능을 찬양하는 글을 쓰기도 했고, ‘의학의 아버지’ 히포크라테스도 뱅쇼를 처방했다. 그래서 중세 유럽에서는 뱅쇼를 ‘히포크라스(Hippocras)’라고 부르기도 했다.
뱅쇼는 레드와인으로 만드는 게 일반적이나 화이트와인이나 맥주, 시드르(사과주)로도 만들 수 있다. 어차피 여러 재료를 넣는데다 끓이기 때문에 값비싼 고급 와인을 쓸 필요가 없다. 저렴한 대중적 와인이면 충분하고, 오래 열어둬 맛이 빠진 와인을 사용해도 괜찮다. 나라나 지역은물론 가정이나 개인마다 넣는 재료가 천차만별이니, 자신의 입맛에 맞게 넣을 재료와 분량을 선택하면 된다.
국내에서는 뱅쇼가 2~3년 전부터 유행하기 시작, 대추·배·모과 등 한국 재료를 넣은 ‘신토불이 뱅쇼’까지 등장했다. 서울 이태원 경리단길 ‘어반빈야드(Urban Vineyard)’는 뱅쇼가 맛있기로 소문났다. 이 레스토랑 신경숙 대표는 독일 지인에게 받은 레시피를 기본으로 자신만의 뱅쇼를 완성했다. 신 대표는 "레몬, 정향, 계피, 오렌지, 대추, 설탕, 팔각, 사과, 보드카를 와인에 넣고 끓인다"며 "2~3시간 1차로 끓인 뒤 체에 걸러서 향신료 없이 과일만을 새로 더해 2~3시간 2차로 한 번 더 끓여주는 게 나만의 뱅쇼 비법"이라고 귀띔했다.
국가·시대별 명칭과 재료:
프랑스 뱅쇼(Vin Chaud): 와인 1병, 계피 2막대, 정향(clove) 20개, 얇게 썬 오렌지 1개 분량, 코냑 1/2컵
독일 글뤼바인(Gluhwein): 와인 1병, 설탕 1/4컵, 팔각 1개, 얇게 썬 레몬 1/2개, 정향 3개, 카다멈(cardamom) 3개
스칸디나비아 글뢰그(Glogg): 포트와인 1병, 브랜디 1/2병, 정향 25개, 계피 10막대, 건포도 1/2컵, 얇게 썬 아몬드 1컵, 카다멈 1작은술, 설탕 2컵, 오렌지 껍질 1개 분량
스페인 비노칼리엔테(Vino Caliente): 와인 1병, 얇게 썬 오렌지 1개, 레몬 껍질 4쪽, 설탕 2작은술, 계피 1막대, 반으로 가른 바닐라빈 1개, 셰리 브랜디 1/4컵, 육두구(nutmeg) 1작은술
중세 히포크라스(Hippocras): 와인 1병, 계피 2막대, 정향 24개, 물 3컵, 꿀 1/2컵, 롱페퍼(long pepper) 1개
고대로마 피멘트(Piment): 와인 1병, 사프란 10개, 잘게 썬 생강 1/2개, 카다멈 1/2작은술, 꿀 1/4작은술
◇ 체온 높이고 혈액 순환 활발해져, 추운 겨울에 인기
오렌지·사과 등 과일과 계피·정향 등 향신료를 넣고 끓인 와인인 뱅쇼가 ‘유럽식 쌍화탕’으로 불리며 인기를 얻고 있다. 뱅쇼는 ‘따뜻한 와인’이란 뜻의 프랑스어로, 과일과 향신료를 더해 맛과 향을 낸 와인은 프랑스뿐 아니라 독일·스페인·포르투갈·스칸디나비아·영국 등 유럽 대부분 지역에서 겨울철 즐겨 마신다. 독일어권에서는 글뤼바인(gluhwein)이라 부르는데, 성탄절을 앞둔 11~12월 도심 광장에서 열리는 크리스마켓에서 따뜻한 글뤼바인 가판대가 반드시 있게 마련이다. 그래서 독일이나 오스트리아 사람들에게 글뤼바인은 크리스마스하면 떠오르는 맛과 향으로 각인돼 있다.
국내에서 뱅쇼가 ‘유럽식 쌍화차’로 알려지게 된 건 뱅쇼를 마시면 탕약을 마신 것처럼 몸이 따뜻해지기 때문이다. 유럽에서도 뱅쇼는 맛도 맛이지만 추위를 이겨내기 위해 마신다. 맛도 쌍화차 등 한약과 비슷하다. 뱅쇼에 들어가는 계피는 한방에서 몸을 따뜻하게 하고 혈액순환을 활발하게 하는 한방재로 꼽힌다. 또다른 약재인 진피는 오렌지와 같은 감귤류인 귤 껍질을 잘 말린 것으로 기를 잘 소통시켜 조화롭게 한다고 한의학에서는 말한다.
◇ 장시간 끓인 와인 음료… 저렴하고 오래 된 와인 사용해도 돼
뱅쇼는 역사가 수천 년을 거슬러 올라갈 정도로 길다. 고대 이집트에서 와인에 여러 재료를 넣고 끓여 마시기 시작됐단 설, 고대 로마시대 때부터 마셨다는 주장이 있다. 로마 역사가 플리니(Pliny the Elder)가 당시 ‘피멘트(piment)’라고 불렀던 뱅쇼의 효능을 찬양하는 글을 쓰기도 했고, ‘의학의 아버지’ 히포크라테스도 뱅쇼를 처방했다. 그래서 중세 유럽에서는 뱅쇼를 ‘히포크라스(Hippocras)’라고 부르기도 했다.
뱅쇼는 레드와인으로 만드는 게 일반적이나 화이트와인이나 맥주, 시드르(사과주)로도 만들 수 있다. 어차피 여러 재료를 넣는데다 끓이기 때문에 값비싼 고급 와인을 쓸 필요가 없다. 저렴한 대중적 와인이면 충분하고, 오래 열어둬 맛이 빠진 와인을 사용해도 괜찮다. 나라나 지역은물론 가정이나 개인마다 넣는 재료가 천차만별이니, 자신의 입맛에 맞게 넣을 재료와 분량을 선택하면 된다.
국내에서는 뱅쇼가 2~3년 전부터 유행하기 시작, 대추·배·모과 등 한국 재료를 넣은 ‘신토불이 뱅쇼’까지 등장했다. 서울 이태원 경리단길 ‘어반빈야드(Urban Vineyard)’는 뱅쇼가 맛있기로 소문났다. 이 레스토랑 신경숙 대표는 독일 지인에게 받은 레시피를 기본으로 자신만의 뱅쇼를 완성했다. 신 대표는 "레몬, 정향, 계피, 오렌지, 대추, 설탕, 팔각, 사과, 보드카를 와인에 넣고 끓인다"며 "2~3시간 1차로 끓인 뒤 체에 걸러서 향신료 없이 과일만을 새로 더해 2~3시간 2차로 한 번 더 끓여주는 게 나만의 뱅쇼 비법"이라고 귀띔했다.
국가·시대별 명칭과 재료:
프랑스 뱅쇼(Vin Chaud): 와인 1병, 계피 2막대, 정향(clove) 20개, 얇게 썬 오렌지 1개 분량, 코냑 1/2컵
독일 글뤼바인(Gluhwein): 와인 1병, 설탕 1/4컵, 팔각 1개, 얇게 썬 레몬 1/2개, 정향 3개, 카다멈(cardamom) 3개
스칸디나비아 글뢰그(Glogg): 포트와인 1병, 브랜디 1/2병, 정향 25개, 계피 10막대, 건포도 1/2컵, 얇게 썬 아몬드 1컵, 카다멈 1작은술, 설탕 2컵, 오렌지 껍질 1개 분량
스페인 비노칼리엔테(Vino Caliente): 와인 1병, 얇게 썬 오렌지 1개, 레몬 껍질 4쪽, 설탕 2작은술, 계피 1막대, 반으로 가른 바닐라빈 1개, 셰리 브랜디 1/4컵, 육두구(nutmeg) 1작은술
중세 히포크라스(Hippocras): 와인 1병, 계피 2막대, 정향 24개, 물 3컵, 꿀 1/2컵, 롱페퍼(long pepper) 1개
고대로마 피멘트(Piment): 와인 1병, 사프란 10개, 잘게 썬 생강 1/2개, 카다멈 1/2작은술, 꿀 1/4작은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