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별 소곡 / 이해인
헤어지는 연습 없이
사랑했는데
너와 내가
목메어
돌아서는 길목
돌층계에 깔리는
연연한 노을빛 그림자
쓸쓸히 손 흔들며
나목처럼
시린 가슴
용서하는 마음
사랑하는 정
가득 풀어 헤치고
서러운 눈빛으로
마주치다가
순명의 나무 되어
손을 모은다
이별은
기도의 출발
헤어져도
갈림 없는
두 마음
빛
말간 하늘 폭에
하나의
돛을 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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