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수채화 / 이해인
비 오는 날
유리창이 만든
한 폭의 수채화
선연하게 피어나는
고향의
산마을
나뭇잎에 달린
은빛 물방울 속으로
흐르는 시냇물 소리
물결 따라
풀잎 위엔
무지개 뜬다
그 위로 흘러오는
영원이란 음악
보이지 않는 것들을
잡히지 않는 것들을
속삭이는 빗소리
내가 살아온 날
남은 날을
헤아려 준다
창은 맑아서
그림을 그린다
즐거운 산책 / 이해인
혼자 거닐면
평소엔 그저 무심히 듣던
새소리나 종소리도
더 의미있게 들리고
산책길에서 발견한 나뭇잎의 무늬
꽃잎과 꽃술의 모양도
더 자세히 보이고
심지어 내 옷에 묻은 얼룩
마음의 얼룩도
더 잘 보인다
비오는 날엔
연못에 떨어지는 빗방울 무늬
눈오는 날엔
바다에 떨어지는 눈송이를 바라보며
조용히 생각에 잠길 수 있는
고독한 산책의 즐거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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