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나무 연가 / 이해인
늘 당신께 기대고 싶었지만
기댈 틈을 좀체 주지 않으셨지요
험한 세상 잘 걸어가라
홀로서기 일찍 시킨
당신의 뜻이 고마우면서도
가끔은 서러워 울었습니다
한결같음이 지루하다고 말하는 건
얼마나 주제 넘은 허영이고
이기적인 사치인가요
솔잎 사이로
익어가는 시간들 속에
이제 나도 조금은
당신을 닮았습니다
나의 첫사랑으로
새롭게 당신을 선택합니다
어쩔 수 없는 의무가 아니라
흘러넘치는 기쁨으로
당신을 선택하며
온몸과 마음이
송진 향내로 가득한 행복이여
5월의 편지 / 이해인
- 청소년들에게
해 아래 눈부신 5월의 나무들처럼
오늘도 키가 크고 마음이 크는 푸른 아이들아
이름을 부르는 순간부터
우리 마음밭에 희망의 씨를 뿌리며
환히 웃어주는 내일의 푸른 시인들아
너희가 기쁠 때엔 우리도 기쁘고
너희가 슬플 때엔 우리도 슬프단다
너희가 꿈을 꿀 땐 우리도 꿈을 꾸고
너희가 방황할 땐 우리도 길을 잃는단다
가끔은 세상이 원망스럽고 어른들이 미울 때라도
너희는 결코 어둠속으로 자신을 내던지지 말고
밝고, 지혜롭고, 꿋꿋하게 일어서다오
어리지만 든든한 우리의 길잡이가 되어다오
한 번뿐인 삶, 한 번뿐인 젊음을 열심히 뛰자
아직 조금 시간이 있는 동안
우리는 서로의 마음에 하늘빛 창을 달자
너희를 사랑하는 우리 마음에도
더 깊게, 더 푸르게 5월의 풀물이 드는 거
너희도 알고 있니? 정말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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