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화로 찾아온 눈 건강 악화, 되돌릴 수 없어요
세 번째는 눈 건강입니다. 눈은 노화를 알리는 가장 예민한 장기 중의 하나로 분류됩니다. '잘 보인다'는 건 노인에게 큰 장점 중 하나입니다. 시력이 갑자기 나빠지거나 시야가 확 좁아지면 안과 검사를 받는 게 좋습니다. 특히 50대를 넘어서면 매년 검사를 받아야 합니다. 평소 눈 건강을 지키려면 금연, 야채 섭취 등 건강한 생활습관을 지켜야 합니다. 햇볕이 강하면 자외선을 차단하는 선글라스를 착용하는 게 좋습니다.
김명준 서울아산병원 안과 교수는 부모님의 눈 건강을 챙기려면 노안ㆍ안구건조증ㆍ백내장ㆍ녹내장ㆍ황반변성 등 5가지를 기억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노화에 따른 눈 건강 악화는 되돌릴 수 없습니다. 주요 질환의 조기 발견ㆍ치료법을 김명준 교수의 도움말로 살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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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찾아오는 노안
돋보기 사용이 가장 보편적인 대처법이다. 여러 수술법이 나와 있긴 하지만 어느 것도 완벽하진 않다. 노안이 오기 전 상태로 되돌릴 수 있는 방법은 없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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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이 뻑뻑한 안구건조증
안구건조증은 한 번 앓으면 완치되기 어렵고 호전과 악화를 반복하며 환자를 꾸준히 괴롭힌다. 나이가 들면서 안구건조증도 함께 늘어난다. 갱년기 이후 여성에게서 보다 흔하게 나타난다. 안구건조증이 심하면 눈을 뜨기가 어렵고 시력 저하, 피로감, 두통 등이 찾아온다.
인공눈물 사용이 가장 쉬운 치료법이다. 그 외엔 항염증 안약, 항생제 등을 쓰기도 한다. 인공눈물로 증세가 나아지지 않으면 눈꺼풀 가장자리에 있는 눈물점을 아예 막기도 한다. 눈물이 배출되지 않고 눈 표면에 머무르도록 하기 위한 조치다.
다만 인공눈물이 인간이 만들어내는 천연눈물을 대체할 수는 없다. 평소 다양한 관리 방법을 이어가야 한다. 겨울철 난방, 여름철 냉방으로 실내가 건조해지면 습도를 조절하는 게 좋다. 팬과 선풍기 사용을 줄이는 것도 바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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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체 고장 난 백내장
동공 안쪽에 있는 수정체는 카메라의 렌즈 역할을 한다. 눈의 초점 조절 기능을 이 수정체가 담당한다. 원래 투명한 수정체가 혼탁해지면 백내장이라고 부른다. 가장 큰 원인은 노화다. 나이가 들수록 수정체가 딱딱해지고 투명함을 잃게 된다. 당뇨병 등의 각종 질환과 자외선 등도 원인이 된다.
백내장에 걸리면 물체가 뿌옇게 보이고 시력이 떨어진다. 일상생활에 지장 없으면 그대로 둬도 되지만, 시력 저하가 심해지면 수술도 생각해야 한다. 기존 수정체를 제거하고 인공 수정체를 대신 넣는 수술이다. 한 번 눈 속에 넣은 인공 수정체는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평생 쓴다. 최근엔 안구의 자연적인 조절 기능을 따라가는 각종 인공 수정체가 개발ㆍ사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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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 없는 시력 도둑, 녹내장
녹내장은 안압이 높은 게 주원인이다. 하지만 국내에선 안압이 정상인데도 시신경이 망가지는 정상 안압 녹내장도 흔하다. 이를 진단하려면 안압과 시야, 시신경 등을 검사해야 한다. 치료법으론 주로 안약을 쓰게 된다. 필요하면 레이저 치료나 수술에 나서기도 한다.
이미 손상된 시신경을 다시 되돌릴 수 없다. 시야가 좁아진 뒤 안과를 찾으면 이미 녹내장이 많이 진행된 경우가 대부분이다. 녹내장이 심해지면 실명에 이를 수 있다. 하지만 조기 발견으로 적절한 치료를 받으면 그 정도로 악화하진 않는다. 정기적인 검진과 꾸준한 치료가 제일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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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격히 늘어나는 황반변성
황반변성이 찾아오면 시력이 떨어지고 보고자 하는 부위가 잘 보이지 않는다. 시야 전체가 깜깜해지는 건 아니며, 보고 싶은 부분이 어둡거나 왜곡되는 셈이다. 예를 들어 앞에 있는 사람 얼굴을 보려고 하는데 정작 얼굴은 보이지 않고 주변의 몸통과 팔, 다리만 보이게 된다.
이를 진단하려면 안저(망막)검사와 형광안저촬영, 빛간섭단층촬영 등을 받아야 한다. 예전보다 진단 장비가 발달하면서 진단도 정밀해졌다. 치료법도 혈관내피세포성장인자 항체를 최근 이용하면서 많이 개선됐다. 황반변성을 예방하려면 항산화 영양제를 평소 먹는 게 좋다.
정종훈 기자 sakehoon@joongang.co.kr
<서울아산병원 권고 체크리스트 5>
① 심장병(심장내과 이승환 교수)
② 만성질환(노년내과 이은주 교수)
③ 눈 건강(안과 김명준 교수)
④ 무릎 건강과 운동(정형외과 이범식 교수, 재활의학과 김원 교수)
⑤ 뇌혈관(신경과 권순억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