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c.(기타)/collection(모음집)

여자도 여자를 모른다/이외수

2013. 6. 7. 10:03

여자도 여자를 모른다

 

 

 

사랑의 상처는
완전히 아무는 법이 없기 때문에
이 세상의 꽃들도
완전히 자취를 감추는 법이 없다.
모든 여자가 예뻐지기를 열망한다.
예뻐지기는 모든 여자들의 지상명제다.

 

 

 

 

극단적으로 말해서,
여자는 목매달아 죽고싶어도
예쁜 밧줄이 없으면
죽을 수 없다고 생각하는 족속들이다.
한마디로 여자들은 죽어서까지
예뻐보여야한다는 강박관념을
버리지 못하는 속성을 가지고 있다.

 

 

 

왜 여자는 죽어서까지
예뻐보이고싶어 하는 것일까.
예쁘다는 것은 아름답다는 것과 동일하다.
인간은 어떤 경우에도
아름답지 않은 대상을 사랑할 수 없다.

 

 

 

 

인간들은 자고 이래로 여자들을
꽃으로 비유하기를 서슴치않는다.
꽃은 아름다움의 대명사다.
자신의 미모를 꽃으로 비유했을 때
반감을 표하는 여자는 드물 것이다.

 

 

 

 

죽어서까지 예뻐지고 싶다는 열망은
죽어서까지 사랑받고 싶다는 열망과 동일하다.
모든 꽃들이 시가 되고
모든 여자들이 시가 된다.

 

 

 

 

하지만 오늘날은 진정한 아름다움이
외모에서 비롯되는 것이 아니라
내면에서 비롯된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여자가 드물다.
그래서 시가 되는 여자도 드물다.

 

 

 

 

수많은 여자들이 진실한 사랑을
촉발시키는 아름다움이 무엇인지를
모른는 양상을 나타내 보인다.
대다수가 물질만능주의와
외모지상주의에 영혼을 저당 잡힌 채
외모를 치장하는 일에 여념이 없다.

 

 

 

 

남자를 평가할 때도
심성이나 가치관은 중시하지 않는다.
외모와 재산과 가문과 학벌을
평가의 기준으로 삼는다.
네티즌들은 이런 여자들을 된장녀라 부른다.
그녀들은 실연을 당해도, 실직을 당해도
자신의 외모 때문이라 생각한다.

 

 

 

세상에 모든 남자들이 여자의 가치를
외모로 판단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지성이나 교양 따위는 안중에도 없다.
당연히 도서관에 앉아 있는 시간보다는
미용실에 앉아 있는 시간이 휠씬 많다.

 

- 이외수 <여자도 여자를 모른다> 中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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