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전 난자 냉동, 30대 중반 되기 전에 하는 게 좋아”
구화선 분당차병원 산부인과 난임센터 교수는 결혼 후 임신이 되지 않던 여성(42세)을 대상으로, 그녀가 미혼 시절 냉동 보관했던 난자를 꺼내 써서 임신을 하는 데 성공했다. 난자는 39세에 보관했던 것이다. 그는 얼린 난자를 해동해 난자에 전기 신호를 주는 첨단 시술 기법으로 세포질 손상을 최소화해 배아 수정률을 높였다.
구 교수는 “젊은 여성 암환자가 항암치료 전에 난자를 냉동 보관했다가 암 치료가 성공적으로 끝난 후에 그 난자를 해동시켜 인공 수정을 해서 임신하는 경우는 꽤 있었다”며 요즘은 만혼 등으로 난자를 보관하는 여성이 늘었고, 그들이 이제 결혼해서 보관 난자를 사용하기 시작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혼 여성 ‘사회적 난자 냉동’은 전 세계적으로 보편화된 현상이다. 차병원 난자은행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미혼 여성 난자 동결 보관 시술 건수는 1194건으로, 2020년 574건의 2배 이상이었다. 2011년에는 10건 미만이었다. 냉동 난자는 20년 이상 보관이 가능하다. 시험관 아기 시술 후 남은 잉여 배아는 대개 여성 나이 55세까지 보관한다.
구 교수는 “항뮬러관호르몬(AMH) 검사를 하면 난자의 생물학적 나이를 알 수 있다”며 “30대 중반에 다가서면 미혼이더라도 일년에 한 번 산부인과를 방문하여 자신의 난자 나이와 생식 기능 등을 체크해 보는 게 좋다”고 말했다. 이를 통해 조기 폐경 가능성 여부도 알 수 있다. 남성이 정자를 냉동 보관하는 경우도 있는데, 남성 정자는 대개 50세까지는 수정 능력이 젊을 때와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다.
난자를 냉동 보관하려면 본인이 병원서 받은 난자 생성 자극 호르몬 주사를 8일 정도 매일 집에서 피하에 놓는다. 통상 20개 난자를 보관해 놓는데, 채취 시술비 등 약 250만원이 든다.
구 교수는 “늦게 결혼한 여성들이 아이를 간절히 갖고 싶어 하는데, 난자 기능이 떨어져서 인공수정도 힘들 때가 많아 안타깝다”며 “난자 동결은 늦은 결혼으로 인한 난임을 줄이는 미혼 여성들의 생물학적 보험과 같다”고 말했다. 이왕이면 난자 기능이 좋은 30대 중반이나 그 이전에 보관하는 게 좋다고 구 교수는 덧붙였다.
[출처 :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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