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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술도 없이 50대 피부 20대로 회춘시켰다/영국

2022. 4. 9. 19:18

50대 여성 피부가 20대로 회춘했다

 

 
 
 
 
젊은 여성의 피부세포(왼쪽)와 중년 여성의 피부세포(가운데), 13일 간 역분화를 유도한 중년 여성의 피부세포(오른쪽). 젊은 여성의 피부세포와 역분화 피부세포에는 조직 구조를 뒷받침하고 상처 치유에도 관여하는 콜라겐(붉은색) 단백질이 많이 생성됐다./영 바브라함 연구소

중년 여성의 피부가 20대로 되돌아갔다. 고가의 화장품을 바르거나 피부과 시술을 받은 것도 아니다. 과학자들이 생명공학 기술로 생체시계를 거꾸로 돌려 피부세포를 회춘(回春)시켰다.

영국 바브라함 연구소의 볼프 레익 소장 연구진은 8일(현지 시각) 국제 학술지 ‘이라이프(eLife)’에 “역분화 방법으로 53세 여성의 피부세포를 23세 수준으로 되돌리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앞으로 같은 방법으로 당뇨병이나 심장병, 퇴행성 뇌질환 등 노화 관련 질환을 치료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콜라겐 늘어나 상처 치료 효과도

역분화는 세포의 생체시계를 거꾸로 돌리는 방법이다. 일본 쿄토대의 야마나카 신야 교수는 2007년 쥐의 피부 세포에 네 가지 유전자 조절 단백질을 주입해 배아줄기세포 상태로 되돌렸다. 배아줄기세포는 인체의 모든 세포로 자라나는 원시세포이다. 그는 이 공로로 2012년 노벨상을 받았다. 이후 역분화에 쓰인 네 가지 단백질을 ‘야마나카 인자’로 부른다.

레익 소장 연구진은 세포 역분화 시간을 조절해 나이든 세포를 배아줄기세포가 아니라 젊은 상태로 되돌렸다. 보통 역분화에서 야마니카 인자를 50일간 처리하는데 이번에는 13일로 줄였다, 그러자 중년 여성의 피부세포가 23세 여성과 같은 상태로 바뀌었다는 것이다. 논문 제1저자인 바브라함 연구소의 딜지트 길 박사는 “실험실에 와서 세포가 30년은 더 젊어진 것을 보고 믿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역분화 통한 세포 회춘 원리/영 바브라함 연구소

레익 소장은 “세포를 회춘시키는 것이 가능하다고 확신한다”며 “장기적으로 생물학적인 수명을 연장하는 것보다 건강 수명을 연장해 나이가 들어도 건강하게 살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실제로 실험에서 회춘한 세포는 젊은 세포처럼 상처를 치료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역분화를 한 세포는 콜라겐 단백질을 젊은 세포와 같은 수준으로 만들었다. 콜라겐은 뼈와 연골, 힘줄, 인대를 구성하며 상처 치료에도 관여한다. 회춘한 세포는 상처 부위로 더 빨리 이동했다. 또 알츠하이머 치매 증상과 관련된 유전자인 APBA2와 백내장 발생에 관여하는 MAF 유전자 기능도 젊은 사람과 같은 상태로 바뀌었다.

 

연구진은 앞으로 피부세포에 적용한 방법이 근육이나 간, 혈액세포에서도 회춘 효과를 낼 수 있는지 알아보겠다고 밝혔다. 영국 생명공학생명과학연구회(BBSRC)의 멜라니 웰험 이사장은 BBC방송에 “이 기술이 임상에서 효과를 보일 날이 그리 멀지 않았다”라며 “나이든 사람의 면역세포를 회춘시키면 감염에 더 잘 견디고 백신 효과를 높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세포 회춘 이끄는 항노화 드림팀

물론 이번 방법이 바로 환자 치료에 적용되기는 어렵다. 역분화를 잘못하면 세포분열이 멈추지 않으면서 암세포가 되기 쉽다. 과학자들은 역분화가 환자 치료에 쓰이려면 암 걱정 없이 세포의 역분화를 유도할 안전한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본다. 바로 항노화 드림팀이 추구하는 목표이다.

이번 연구를 이끈 볼프 레익 소장은 최근 바이오 기업인 앨토스 랩으로 옮겼다. 앨토스 랩은 지난 1월 19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공식 출범했다. 목표는 세포와 장기의 생체 시계를 거꾸로 돌려 인체를 회춘시키는 것이다.

엘토스 랩은 항노화 드림팀으로 불린다. 투자자나 연구자 모두 세계적 인물들이다. 세계 최고 부자인 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이조스와 실리콘밸리 노벨상인 ‘브레이크스루상’을 만든 억만장자 유리 밀너가 이 회사에 30억달러(약 3조6100억원)를 투자하기로 했다.

연구진은 세계적인 석학들이 이끈다. 앨토스 랩은 5월부터 영국 케임브리지와 미국 샌디에이고, 샌프란시스코 연구소에서 본격적인 연구를 시작한다. 케임브리지 연구소는 바브라함 연구소의 볼프 레익 소장이 맡았으며, 미국 소크 연구소의 이즈피수아 벨몬테 교수는 샌디에이고 연구소를 이끈다. 샌프란시스코 연구소는 캘리포니아대(UCSF)의 피터 월터 교수가 맡는다. 과학자문위원회는 2012년 노벨상 수상자인 일본 교토대의 야마나카 신야 교수가 이끈다

 

 

[출처 ; 조선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