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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용증 없는데 연락 두절…변호사가 알려주는 빌려간 돈 받아내는 꿀팁?

2021. 10. 12. 19:59

차용증 없는데 연락 두절…변호사가 알려주는 빌려간 돈 받아내는 꿀팁?

 

 

 

 

 

[승재현의 형사판] 형사법 전문가 승재현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 박사와 함께하는 판결 되짚어 보기. 이번 주 독자들의 관심을 끈 사건에 관해 전문가의 날카로운 시선으로 한 단계 더 들어가 분석합니다.

1만원권 자료사진. /고운호 기자

“차용증이나 각서 안 쓰고 돈 빌려 간 지인이 연락 무시할 때 이렇게 하세요. 10만원을 받아야 한다면 20만원을 달라고 보냅니다. ‘빌린 돈은 10만원인데 웬 20만원?’ 이 말이 증거가 됩니다.”

‘변호사가 알려주는 빌려간 돈 받아내는 꿀팁’이라는 내용의 온라인 글이다. 솔깃한 이 내용, 실제로 효과가 있는 방법인지 형사법 전문가에게 물어봤다.

/온라인 커뮤니티

◇차용증이 없더라도 ‘내가 빌린 돈은 10만원’과 같은 연락이 증거가 될 수 있나요?

어떤 사건이냐에 따라서 증거가 될 수도, 안 될 수도 있습니다. 민사 손해배상청구라면 위와 같은 문자가 증거가 될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사기죄 유죄 입증 증거로는 부족합니다.

◇손해배상청구와 사기죄, 어떤 차이가 있나요?

사기죄와 채무불이행은 종이 한 장 차이입니다. 처음부터 돈을 갚지 않을 마음으로 돈을 빌리면 사기죄가 되고, 처음에는 갚으려고 했지만 사정이 어려워져서 못 갚게 된 건 민사상 채무불이행이 됩니다. 어떠한 마음으로 돈을 빌렸는지를 수사를 통해 찾아야 하는 거죠. 그래서 사기전과 1범은 그 밑에 수십 번 혹은 수백 번의 사기를 저질렀는데 잡히지 않았을 뿐이라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사기죄가 적용될 수 있는 건 어떤 경우인가요?

대법원 판례에 따르면 돈을 빌릴 전후의 재력, 환경, 범행의 내용, 거래의 이행과정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합니다. 개인간 금융거래에 사기죄를 적용하기 쉽지 않은 이유이기도 합니다. 돈을 빌려 가고 난 뒤 일정 기간 이자나 원금을 갚았으면 사기를 입증하기가 더 쉽지 않습니다.

 

◇돈거래는 안 하는 게 제일 좋은 거라고 하지만, 예방책이 있다면 알려주세요

돈을 빌려줄 때 물적 담보를 받고, 이와 함께 차용계약서를 작성하는 게 좋습니다. 공증까지 해두면 더 좋고요. 개인 간 금전거래를 하면서 이렇게까지 하기 어려울 수 있지만 내 돈을 지키려면 반드시 필요한 안전장치입니다.

참! 가해자의 사기 혐의가 인정돼 벌금형을 부과받더라도 벌금은 국가가 가져가는 겁니다. 내가 못 받은 돈을 돌려받기 위해서는 피해자가 따로 민사소송을 제기해야 합니다. 가해자가 돈이 없다면 민사에서 승소해도 말짱 도루묵이 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빌려주기 전에 담보 설정을 해두는 것을 추천합니다.

◇민사소송 비용도 만만치 않은데, 국가의 도움을 받을 수는 없나요?

배상명령제도가 있습니다. 가해자가 받는 형사처벌과 별도로 피해자가 보상을 받으려면 따로 민사소송을 제기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피해를 신속하고 간편하게 보상받을 수 있도록 한 제도입니다. 가해자가 사기죄로 재판을 받고 있다면 1심 또는 2심 변론 종결 전까지 법원 민원실에 신청하거나 법정에 증인으로 출석해 신청할 수 있습니다. 법원이 사기로 인해 발생한 피해를 보상하도록 가해자에게 명령할 수 있습니다.

 

 

[출처 : 조선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