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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혈관질환 위험 높이는 중성지방

2020. 12. 24. 12:34

콜레스테롤만 신경 쓰다간 ‘중성지방’에 당한다

심혈관질환 위험 높이는 중성지방… 술·고기 먹는 회식 잦은 한국인, 서양인 평균 수치보다 30% 높아

 

 

 

 

 

 

 

 

50대 중반의 중소기업 임원 권모씨, 건강검진 결과를 받아볼 때마다 동맥경화 주범인 LDL(저밀도) 콜레스테롤 수치 변화를 신경 써서 본다. 지금 상태서 LDL 수치가 더 올라가면 심장병 위험이 크다는 소리를 들었기 때문이다. 의사 권유로 콜레스테롤 강하제도 먹는다. 권씨는 중성지방 수치도 정상보다 두 배 정도가 높은 300(㎎/dL)대를 오갔지만, “술을 자주 먹어서 그렇다”는 말에 적극적으로 개선하려는 노력을 기울이지 않았다. 그러던 어느 날 가슴에 압박감을 느껴 병원을 급히 찾은 결과, 관상동맥이 동맥경화로 좁아진 협심증 진단을 받았다. 콜레스테롤만 신경 쓰다가 중성지방에 당한 꼴이 됐다.

◇한국인 중년 남성 최대 위험 지대

중성지방은 음식으로부터 섭취되는 탄수화물류 당질과 지방산을 재료로 간에서 만들어진다. 혈중 수치가 높을 경우 동맥경화 유발 요인이다. 알코올은 중성지방 합성을 증가시킨다. 혈중 중성지방은 공복 상태서 측정했을 때 150(㎎/dL) 미만이면 정상 150~199이면 경계 200 이상은 고(高)중성지방 500이 넘으면 매우 높음으로 분류된다. 한국인은 유전적으로 중성지방 제거 분해가 취약하고, 회식과 음주가 많아, 서양인보다 중성지방 수치가 30% 정도 더 높은 것으로 파악된다.

한국지질동맥경화학회 2020년 실태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인 40대 남성 셋 중 하나(32%)가 고(高)중성지방에 속한다. 50대 남성 26%도 그렇다. 이들은 피가 느끼한 아저씨들인 셈이다. 중성지방이 높은 남성 상위 10%는 평균 수치가 280으로, 진단 기준 200을 훌쩍 넘는다. 상대적으로 여성은 남성보다 낮은데, 폐경 이후 증가하여 60대의 14%가 고중성지방에 속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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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DL 콜레스테롤도 높으면 약물 치료 받아야

대부분의 심혈관계질환 발생 및 위험도 평가는 LDL 콜레스테롤 수치 조절에 주안점을 뒀다. 많은 사람이 이를 낮추기 위해 스타틴 성분의 콜레스테롤 강하제를 먹는다. 최성희 분당서울대병원 내분비내과 교수는 “LDL 콜레스테롤을 목표치 이하로 잘 관리해도 나중에 심혈관계 질환 발생 및 사망은 30~40% 정도만 예방 가능한 것으로 나온다”며 “50~60%는 여전히 심혈관 질환 발생 잔존 위험도가 있다”고 말했다.

그것에 관여하는 주요 요소가 고중성지방혈증에 있었음이 최근 연구로 밝혀졌다. 김신곤 고려대병원 내분비내과 교수팀이 영국의학회지에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고혈압·비만·고지혈증 등 대사증후군이 있는 한국인 40세 이상 약 3만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콜레스테롤 수치가 나쁜 상태이고 중성지방도 높은 환자들이 중성지방 약물 치료를 받았을 때 안 받은 사람보다 심혈관 질환 발생 위험이 26~36% 낮아졌다. 특히 몸에 좋은 HDL 콜레스테롤이 낮으면서, 중성지방이 200 이상으로 높은 경우에 그랬다.

 

 

김 교수는 “국내 대사증후군 환자에게 처방되는 치료제에 중성지방을 낮추는 페노피브레이트 계열 약물이 들어가는 비율이 약 3%”라며 “LDL 콜레스테롤을 떨어뜨리는 스타틴을 복용하고 있더라도 중성지방이 조절되지 않으면 약물 치료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급성 췌장염의 10% 정도는 고중성지방혈증으로 생긴다. 중성지방 수치가 500을 넘어가면 췌장염 예방을 위해서도 약물 치료를 받는 게 좋다.

◇중성지방 낮추는 식이와 생활 요법

중성지방은 비만, 음주, 탄수화물 섭취, 만성 콩팥병, 당뇨병, 갑상선기능저하증, 임신, 스테로이드 투여 등일 때 올라간다. 복용 약물이나 특정 질병에 의한 고중성지방이 아니라면 식이요법과 생활 습관 개선으로 중성지방을 낮출 수 있다. 핵심은 탄수화물과 지방 섭취를 줄이는 식사다. 일단은 콜라, 주스, 사탕, 케이크, 과자, 아이스크림, 꿀 등 단순당 섭취를 피해야 한다. 중성지방치를 급격히 올린다. 밥이나 국수를 먹을 때는 흰 쌀이나 밀가루보다 정제가 덜 된 현미밥, 통밀 국수 등이 권장된다. 섬유소는 중성지방을 제거하는 데 좋다. 섬유소가 많은 채소, 해조류, 버섯류를 많이 먹어야 한다.

몸에 좋은 불포화지방산, 예를 들어 카놀라유, 올리브 오일, 들기름, 생선 기름, 아몬드, 땅콩, 호두 등을 적절히 먹고, 고기는 살코기, 닭가슴살 등 지방이 적은 것을 먹는 게 좋다. 우유, 두유, 요거트도 저지방 제품이 권장된다.

튀김에 반복되어 사용되는 기름에 트랜스지방이 많은데, 이는 중성지방을 올리는 최악의 음식이다. 한번 뜨거워졌다가 식은 기름은 다시 사용하지 않는 게 좋다. 트랜스지방은 감자튀김, 닭튀김, 팝콘, 크루아상, 초콜릿, 스낵류 등에도 많다. 반면 연어, 멸치, 고등어, 송어, 다랑어, 정어리, 아마씨 기름, 호두 등 오메가3가 많은 식품은 중성지방을 낮춘다.

최성희 교수는 “금주·금연하고, 하루 30분 이상 유산소 운동을 해야 한다”며 “중성지방 수치가 200~499인 상태에서는 생활 식이 요법을 먼저 시행하고 그랬음에도 중성지방 수치가 높게 유지되거나 LDL 콜레스테롤 수치도 높다면 약물 치료를 받는 게 권장된다”고 말했다.

 

[출처 : 조선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