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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한 콜레스테롤'의 배신, 코로나를 돕고 있었다

2020. 11. 27. 11:10

착한 콜레스테롤'의 배신, 코로나를 돕고 있었다

 

 

 

 

 

 

 

코로나 바이러스의 전자현미경 사진. 왕관 모양으로 표면에 나있는 돌기(스파이크) 단백질을 숙주세포에 결합시켜 침입한다./NIAID

당뇨병이나 심장질환을 가진 사람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더 많이 사망하는 이유가 밝혀졌다. 코로나 바이러스가 콜레스테롤 분자에 편승해 쉽게 세포에 침투하기 때문이었다. 과학자들은 바이러스와 콜레스테롤의 결합을 차단하면 코로나에 걸린 만성질환자를 치료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한다.

중국 군사의학연구원의 후이 종 박사 연구진은 지난 26일 국제 학술지 ‘네이처 메타볼리즘’에 “콜레스테롤이 코로나 바이러스와 결합해 인체 세포에 감염되는 것을 돕는다는 사실을 알아냈다”고 밝혔다. 이를 테면 콜레스테롤이 코로나 바이러스를 인체 세포로 데려가는 택시 역할을 한다는 말이다.

◇좋은 콜레스테롤 HDL , 코로나에선 악역

콜레스테롤은 세포막에 있는 지방 성분의 생체 물질이다. 연구진은 코로나 바이러스가 콜레스테롤 중 고밀도지질단백질(HDL)에 결합하는 것을 확인했다. 콜레스테롤 중 저밀도지질단백질(LDL)은 혈관에 쌓여 혈액 흐름을 막는다. 이로 인해 뇌졸중이나 심장마비가 일어난다. 반면 HDL 콜레스테롤은 LDL을 제거해 건강에 좋은 콜레스테롤로 불린다.

코로나 감염에서는 정반대였다. HDL이 코로나 바이러스를 돕는 악역을 맡았다. 코로나 바이러스와 결합한 HDL 콜레스테롤은 세포 표면의 SR-B1 수용체와 결합한다. SR-B1 수용체 근처에는 코로나 바이러스의 돌기(스파이크) 단백질이 결합하는 ACE-2 수용체들이 있다. 결국 콜레스테롤이 코로나 바이러스가 인체 세포에 쉽게 결합하도록 위치를 잡아주는 셈이다.

 

 

코로나 바이러스의 스파이크 단백질은 두 부분으로 나뉜다. 종 박사 연구진은 실험을 통해 그 중 하나가 콜레스테롤에 결합한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연구진은 “콜레스테롤 수용체 단백질은 코로나 바이러스와 ACE-2 수용체와의 결합을 촉진해 바이러스 부착을 강화한다”고 설명했다.

코로나 바이러스와 결합한 콜레스테롤은 세포 표면의 SR-B1 수용체에 결합한다. 이러면 코로나 바이러스의 스파이크 단백질이 근처 ACE-2에 쉽게 결합한다. 콜레스테롤이 바이러스의 세포 감염을 돕는 것이다./Nature

◇심장질환·당뇨병 환자의 코로나 치료 가능성

연구진은 콜레스테롤과 SR-B1 수용체의 결합을 차단하면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을 막을 수 있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SR-B1이 코로나 치료제의 공략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의미다. 연구진은 “HDL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은 심장질환자나 당뇨병 환자들이 이런 치료제의 혜택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지난 4월 영국 건강보험 조사에 따르면 코로나 환자의 29%는 심장질환을 갖고 있었으며, 당뇨병 환자는 19%를 차지했다. 앞서 영국 임페리얼 칼리지 연구진은 주로 성인들이 걸리는 2형 당뇨병 환자는 코로나에 걸려 사망할 위험이 다른 사람보다 두 배나 된다고 밝혔다. 인슐린 분비세포가 파괴된 1형 당뇨병 환자는 사망 위험이 3.5배나 높았다.

 

[출처 : 조선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