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창은 / 이해인
산이
살아서 온다
저만치 서 있다가
나무 함께 조용히
걸어서 온다
창은
움직이는 것들을 불러 세우고
서서히 길을 연다
꿈꾸게 한다
기쁨을 데려다 꽃피워 주는
창은 고운 새 키우는 숲
창 속의 숲마을은
꺼지지 않는 불빛으로
밝아오는 고향
온갖 어둠 몰아내고
처음인 듯 새롭게
창은
부활하는 아침
갑자기 꽃밭이 되어
나를 데리러 오면
나는 작아서 행복한
여왕이 된다
하얀 날개로
하늘을 날으던 구름
어린 시절엔
그리 황홀했던 꿈
지금은 그냥 잊어만 간다
창은 - 나의 창은
오늘도
자꾸 피리를 분다
끝없이 나를 데리고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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