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내리는 바닷가로 / 이해인
사랑하는 사람의 이름을
가장 순결한 마음으로
부르고 싶으면
눈 내리는 바닷가로 오십시오
가슴에 깊이 묻어둔
어떤 슬픔 하나
아직도 소리 내어
울지 못했으면
눈 내리는 바닷가로 오십시오
차가운 눈을 맞고
바다는 더욱 고요하고
따뜻해졌습니다
살아 있는 이들을 위해서는
하얀 웃음을
죽은 이들을 위해서는
하얀 눈물을 피우며
송이송이
바다에서 꽃이 되는 눈
어느 날 문득
흰 옷 입은 천사의
노래를 듣고 싶거든
죽는 날까지 짠 물 속에
겸손해지고 싶거든
눈 내리는 바닷가로 오십시오
'Literature(문학) > Poem(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누구라도 문구점 / 이해인 (0) | 2020.04.01 |
---|---|
눈 내리는 날 / 이해인 (0) | 2020.03.29 |
눈물에 대해 생각해 보았니 / 이해인 (0) | 2020.03.24 |
눈물 / 이해인 (0) | 2020.03.23 |
다시 바다에서 / 이해인 (0) | 2020.03.2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