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성모병원에서 한 의료진이 안저검사를 진행하고 있다. 간단한 안저검사를 통해 녹내장, 당뇨망막병증, 황반변성 등 실명을 유발하는 3대 안과 질환을 조기에 발견할 수 있다. 대한안과학회 제공
최근 질병관리본부와 대한안과학회에서 공동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전체 인구의 26.5%, 즉 국민 4명 중 1명은 생애 한 번도 안과검진을 받지 않았다. 또 황반변성을 가진 환자 중 3.5%, 녹내장 환자의 25.8%만 본인이 질환을 인지했다.
대한안과학회 박기호 이사장(서울대병원 안과 교수)은 “3대 실명 질환은 초기에 자각하기 힘들기 때문에 치료 시기를 놓쳐 실명에 이를 수 있다”며 “이러한 질환의 조기 발견을 위해서는 정기적인 안과검진, 특히 안저검사가 꼭 필요하다”고 말했다. 안저검사는 시력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망막, 시신경, 망막혈관의 상태를 확인하는 검사다. 정기적으로 검사를 받는 것만으로 황반변성, 당뇨망막병증, 녹내장을 조기에 발견할 수 있다.
대한안과학회는 10일 제49회 눈의 날을 맞아 ‘100세 시대 실명 예방, 안저검사로 빠르고 쉽게’를 주제로 안저검사의 중요성을 널리 알리고 있다. 눈의 날을 계기로 눈 건강을 위협하는 3대 실명 질환과 이를 조기에 발견할 수 있는 안저검사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자.
○ 황반변성, 노인 실명 원인 1위
황반변성을 유발하는 원인이 정확하게 알려지진 않았으나, 노화가 주요 위험인자로 꼽히고 있다. 초기 증상은 노안과 비슷해 질환을 방치하거나 치료 시기를 놓칠 수 있다. 질환이 진행될수록 시력 저하는 물론 선이 휘어져 보이거나 사물의 중심이 어둡게 보이는 증상을 느낄 수 있다. 이미 증상을 자각한 상황이면 질병이 상당히 진행된 경우가 많아 실명으로 이어질 수 있다. 따라서 조기 발견을 위해서는 정기적인 안과검진이 필수다.
○ 당뇨병 환자, 당뇨망막병증 조심해야
우리 국민 10명 중 1명이 앓고 있는 당뇨병은 꾸준히 관리하면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질환이다. 하지만 당뇨병은 전신에 합병증을 일으킬 수 있는 전신 질환으로 눈에도 영향을 미친다. 특히 망막에 출혈과 삼출물이 생기는 당뇨망막병증이 눈에 나타나는 대표적인 합병증이다. 당뇨망막병증 역시 뚜렷한 증상이 없어 초기에 알아차릴 수 없지만 주요 실명 질환 중 하나다.
당뇨병 환자라면 누구도 당뇨망막병증에서 예외일 수 없다. 당뇨병을 오래 앓을수록 발생빈도가 증가하는데, 당뇨병이 발병한 지 20년이 지나면 1형(성인) 당뇨병 환자의 99%에서, 2형(소아) 당뇨병 환자의 약 60%에서 당뇨망막병증이 발병한다.
혈당 조절을 잘해도 당뇨망막병증에 걸릴 위험이 완전히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당뇨병을 진단받았다면 시력에 큰 변화나 별다른 증상이 느껴지지 않더라도 정기적으로 안저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
○ 녹내장, 안압 정상이어도 안심하면 안 돼
녹내장은 눈 속에 있는 시신경이 점차 약해지는 병으로 한국뿐 아니라 전 세계인의 눈 건강을 위협하는 실명 질환이다. 하지만 발견 시기와 치료 여부 등에 따라 예후가 달라진다.
특히 녹내장은 시야의 범위가 차츰차츰 좁아지기 때문에 다른 실명 질환과 마찬가지로 초기에 증상을 자각하기 쉽지 않다. 또 시신경은 한 번 손상되면 원래대로 되돌리기 어렵기 때문에 조기에 발견할수록 시각 기능을 유지할 확률이 높다.
대한안과학회 박성표 홍보이사는 “안저검사는 안과 의사가 있는 병의원이라면 어디든 가능하며 절차 또한 복잡하지 않다”면서 “안저검사의 주기는 각 개인의 눈 상태에 따라 달라지지만, 40세 이상 성인은 최소한 1년에 한 번 받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출처 : 동아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