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코올이 몸속에 들어오면 뇌 중에서도 서파 수면(깊은 잠)을 유도하는 부위가 활성화된다. 여기에서는 가바(GABA)라고 하는 뇌신경전달물질이 분비되는데, 가바는 몸을 이완·진정시킨다. 한림대성심병원 가정의학과 서영균 교수는 "신체 활동이 전반적으로 억제되면서 잠이 오는 것"이라며 "수면제의 기능과 비슷하다"고 말했다. 다만, 술이 수면제와 다른 점은 수면의 질을 떨어뜨린다는 것이다. 서영균 교수는 "술을 마시고 6시간쯤 뒤에 알코올이 분해된다"며 "이 과정에서 각성을 일으켜 잠을 자도 잔 것 같지 않은 상태를 만든다"고 말했다. 또, 가바 때문에 이완된 기도 근육은 코골이·수면무호흡증 등의 원인이 된다. 깊은 잠을 못 자는 것뿐 아니라 수면장애까지 겪게 되는 것이다. 술을 마시고 오랫 동안 자도 다음 날 피로가 풀리지 않는 건 이 때문이다.
[출처 : 조선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