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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십견 걸리면 목욕탕에 자주 가라

2018. 2. 24. 10:50

더,오래] '국민병' 오십견 걸리면 목욕탕에 자주 가라

김국진의 튼튼마디 백세인생(17)
단순한 어깨 결림과 다르게 오십견(五十肩)은 팔을 올리거나 돌릴 때 통증이 훨씬 심하다. [중앙포토]

단순한 어깨 결림과 다르게 오십견(五十肩)은 팔을 올리거나 돌릴 때 통증이 훨씬 심하다. [중앙포토]

 
통증을 수반하는 만성적인 어깨 결림 ‘오십견(五十肩)’은 가히 ‘국민병’이라고 말할 정도로 흔한 질병입니다. 사실 오십견은 병명일 뿐만 아니라 힘겹게 살아온 중년의 ‘삶의 흔적’이라고도 말할 수 있습니다. 대부분의 사람이 가볍게 혹은 심하게 겪는 오십견은 통증이 오래 갈 뿐만 아니라 견디기가 여간 힘들지 않습니다.  
 
단순한 어깨 결림은 어깨 근육의 긴장 때문에 일어나는 증상으로, 그다지 통증이 심하지 않습니다. 이에 비해 오십견은 통증이 훨씬 심합니다. 게다가 팔을 올리거나 돌릴 때 어깨 관절에서 묵직하고 강한 통증이 발생합니다.  
 
피의 ‘불량기’가 오십견 원인
한의학에서는 오십견이나 어깨 결림으로 인한 통증의 가장 큰 원인으로 ‘혈행(血行) 불량’을 꼽습니다. 스트레스로 인한 기(氣)의 정체, 눈의 피로, 신체의 냉증 등이 원인이 되어 몸속에서 피가 원만하게 흐르지 못하게 되면 어깨 결림과 통증이 발생하는 것입니다.  
 
또 체내에 담습(痰濕: 여분의 수분이나 오염)이 쌓이기 쉬운 비만 체질의 사람은 피가 끈적끈적해져 혈류(血流)가 나빠지면서 어깨 결림이 생기게 됩니다. 이 모든 현상이 일상생활과 깊은 관계가 있기 때문에 생활 습관을 개선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밖에 자연계의 사기(邪氣)인 한사(寒邪)와 풍사(風邪)가 몸속으로 침투해 급작스러운 어깨 결림과 통증을 유발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러한 급성 증상도 빨리 치료하지 않으면 만성화될 우려가 있습니다. 어깨 결림과 통증은 생명에 지장을 주는 심각한 질병은 아니지만 지루하게 따라다니며 괴롭히거나 두통, 현기증, 저림 현상을 일으킬 수도 있습니다.
 
스트레스로 간 기능이 저하되면 혈행(血行)이 나빠지게 되어 만성적인 어깨 결림이나 통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 [중앙포토]

스트레스로 간 기능이 저하되면 혈행(血行)이 나빠지게 되어 만성적인 어깨 결림이나 통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 [중앙포토]

 
간은 피를 저장하고 전신에 돌리는 역할을 합니다. 그러나 과도한 스트레스로 간의 기(氣)가 부드럽게 흘러가지 못하면 이러한 기능이 저하되어 혈행(血行)이 나빠지는 원인이 됩니다. 또 간은 눈과도 깊은 관계가 있습니다. 퇴직 이후 집안에 머무르는 시간이 많은 중년 은퇴자들이 방에서 너무 오랫동안 PC나 TV를 보면 눈이 피로해질 뿐만 아니라 혈류도 나빠지니 주의해야 합니다. 그밖에 냉방이나 추위로 인해 신체가 차가워지거나, 여성의 경우 생리 등도 혈행을 나쁘게 만드는 원인이 됩니다.
 
이처럼 다양한 이유로 인해 혈행이 나빠지면 만성적인 어깨 결림이나 통증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증상이 장기화하면 더 많은 스트레스가 쌓이는 악순환을 연출하게 됩니다.  
 
한의학적으로 말씀드리면, 오십견이든 일반 어깨 결림이든 우선 체내의 기와 혈이 부드럽게 흘러갈 수 있는 체질을 만드는 데 주력해야 합니다.
 
목덜미와 어깨가 딱딱하게 굳어지고 통증이 심해 한의원을 찾아오는 중년 환자가 늘어나고 있다. [사진 freepik]

목덜미와 어깨가 딱딱하게 굳어지고 통증이 심해 한의원을 찾아오는 중년 환자가 늘어나고 있다. [사진 freepik]

 
서울 노원구 상계동에 사는 50대 주부 박하린(가명) 씨는 얼마 전부터 목덜미에서 어깨에 걸친 부위가 딱딱하게 굳어지고 아파 밤잠을 설치고 있습니다. 매일 파스 신세를 지며 견뎌왔지만, 최근에는 움직이면 ‘악’ 소리가 날 정도로 통증이 심해졌습니다.  
 
요즘 박 씨와 비슷한 증상으로 한의원을 찾아오는 남녀 중년 환자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나이 탓도 있지만, 골프나 테니스처럼 반복적으로 어깨를 과도하게 사용하는 운동은 어깨 결림과 통증을 악화시킬 수 있습니다.  
 
액체는 차가워지면 굳어지는 성질이 있듯이 혈액도 마찬가지입니다. 몸이 차가워지면 혈류가 나빠지게 됩니다. 냉기로 인한 통증에는 종종 부자(附子)가 들어간 한약을 사용합니다. 물론 부자를 쓸 때는 신중한 처방이 필요하니 함부로 사용해서는 절대 안 됩니다. 위장이 약한지 튼튼한지, 통증 부위가 상반신인지 하반신인지 등을 꼼꼼히 따져가며 적절하게 처방해야 하므로 반드시 전문가의 지시에 따라야 합니다.    
 
몸 데워주면 혈류 좋아져 
위장을 다스려주고 신장(腎)을 강화하는 한약으로 혈류를 좋아지게 할 수 있다.[중앙포토]

위장을 다스려주고 신장(腎)을 강화하는 한약으로 혈류를 좋아지게 할 수 있다.[중앙포토]

 
박 씨의 경우 먼저 위장을 다스려주고 상반신의 증상에 효과가 있는 한약을 복용하게 했습니다. 위장의 상태가 개선된 후에는 몸을 따뜻하게 만드는 역할을 하는 신장(腎)을 강화해 냉증을 없애면서 혈류를 좋아지게 하는 처방으로 바꾸어 좋은 효과를 보게 되었습니다.
 
처방한 한약을 1개월 정도 복용하자 몸 상태가 조금 나아지는 것 같았으나 어깨 통증은 별다른 변화를 보이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기름진 음식을 먹어도 위가 더부룩한 느낌은 줄어들었고, 식욕도 약간 돌아왔습니다.
 
어깨 통증이 줄어들면 수면의 질이 좋아진다. [사진 PIXABAY]

어깨 통증이 줄어들면 수면의 질이 좋아진다. [사진 PIXABAY]

 
2개월 후에는 어깨 통증이 조금씩 완화되었습니다. 통증이 줄어들면서 수면의 질도 크게 좋아졌습니다. 전에는 잠들기까지 1시간 정도는 뒤척여야 했지만, 지금은 그 시간이 훨씬 단축됐습니다.  
 
3개월이 지나면서 어깨를 만지면 딱딱한 감은 사라지지 않았지만 욱신거리는 통증은 거의 없어졌습니다. 무엇보다 잠을 푹 잘 수 있게 된 게 다행이라고 합니다. 잠을 제대로 잘 수 없는 불편함은 느껴보지 않은 사람은 실감하기 힘들 것입니다. 혈류가 개선되면서 손발의 냉증도 많이 개선되었고, 목욕탕에 들어가면 빨리 몸이 데워지는 것을 경험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4개월 후부터는 어깨의 통증도 거의 사라졌고, 팔도 자유롭게 들어 올릴 수 있게 되었습니다. 피부가 마르고 가려운 건조 현상도 이제는 보습제를 바르면 별문제 없이 생활할 수 있을 정도가 되었습니다.  
 
박 씨처럼 혈류가 좋지 않아 목이나 어깨가 굳어지는 사람들은 먼저 몸을 따뜻하게 데워줄 필요가 있습니다. 수시로 목욕탕이나 사우나에서 땀을 흘리는 것은 좋은 습관입니다. 지속적인 운동을 통해 딱딱한 부위를 풀어주고 혈류를 개선하는 노력도 중요합니다.  
 
매일 계속하면 어깨결림이나 통증을 완화할 수 있는 간단한 방법을 소개하겠습니다.    
 

어깨 결림과 통증을 완화하는 방법 [사진 freepik, 제작 김예리]

 
[도움말] 튼튼마디한의원 노원점 이창희 원장
 

튼튼마디한의원 노원점 이창희 원장(chaanghi@ttjoint.com)



[출처: 중앙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