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비 우산속에
東歎/ 임성택
가진 건 땡푼도 없었지만 따뜻한 맘하나로
을씨 스러웠던 가을 지난 추억을 태워본다
우리둘 사이에 기약도 없이 만남이 있던날
산사의 작은 까페서 진한 茶香을 느끼면서
속절 없던 추억은 과연 허망에 잠겨 들련지
에라 이젠 모르겠어 흐른시간 지나간 것들
떨어지는 낙엽이
우리네 인생길도
애끓는 이별은 있는 것이지만
낙엽이 가는길은
그 마지막 더더욱 애닮퍼지는 것 같다
옛부터 늦 가을비는
득보다는 실이 많다라 했었단다
아마도 가을 걷이를 앞둔
시골 농부들에 안타까운 마음이였든 가봐
허나 어쩌겠니
오는 비는 운명처럼 달갑게 맞아야 할꺼고
우린 상념에 가끔 젖기도 하고 우수에 젖기도 했었는데 그걸 몰랐지
때론 가을의 뒤안길을 돌아보며
나 자신 지난 일 돌아 보기도 하지만
오늘 따라
재작년 9월에 65세의 일기로 타개한
최헌의 "가을비 우산속" 노래가 생각나는구나
그는 미련 때문에 가을비 속을 걷는다 했는데
이 늦가을 빗속을 걸어 보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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