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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스타' 소유도 누워만 있었다…수족냉증 오해 부르는 이 질환

2024. 6. 1. 21:18

'씨스타' 소유도 누워만 있었다…수족냉증 오해 부르는 이 질환

 
 
 
 
 
 
 
 
 

생활 속 한방

여름이 조금씩 가까워지면서 30도를 넘는 날들이 늘어나자 지하철과 버스, 사무실 등 에어컨 바람도 강해지기 시작했다. 그러나 평소 손발이 저리고 찬 수족냉증 환자들에게는 차가운 에어컨 바람이 마냥 반갑지만은 않다. 증상을 더욱 악화시키기 때문이다.

오랜 기간 손발이 차갑고 저려왔던 사람들은 여름철 에어컨 바람에 증상이 심해지는 것을 특별한 문제로 생각하지 않고 무심코 넘기는 경우가 많다. 특히 노화로 인한 심혈관 기능 저하가 찾아오는 중장년층에서는 이를 혈액순환 문제로 인한 수족냉증 탓으로 생각하기 쉽다.

 

환자 수 10년 이상 꾸준히 증가, 50대 70%

문제는 손 저림 증상이 수족냉증 때문이 아닐 수도 있다는 점이다. 수족냉증은 추위를 느끼지 않을 만한 온도에서 손이나 발에 지나칠 정도로 냉기를 느끼는 질환이다. 하지만 한쪽 손에만 저림 증상이 나타나거나 팔 저림, 목·어깨 통증까지 동반된다면 목디스크(경추추간판탈출증) 발생 가능성을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

목디스크는 목뼈(경추) 사이에 있는 디스크(추간판)가 노화나 강한 외상 등으로 제자리를 벗어나는 질환을 의미한다. 이에 염증이 생기고 극심한 통증이 일어난다. 목에 문제가 일어났는데 손과 팔 등 다른 부위에도 증상이 나타나는 이유는 바로 목뼈를 지나는 신경에 있다. 디스크가 신경을 누를 경우, 해당 신경이 작용하는 손과 팔이 저리게 된다. 또한 차가운 에어컨 바람을 오래 쐬는 것도 통증의 원인이 될 수 있다. 혈관과 근육이 수축하면서 목 주변 조직이 긴장하게 되는 탓이다. 이에 디스크 내부 압력이 높아지며 통증이 증가하고 유연성도 떨어져 질환 악화 위험도 커진다.

그래픽=김이랑 기자 kim.yirang@joins.com

손 저림 외에 목디스크를 의심해볼 수 있는 또 다른 질환으로는 두통을 꼽을 수 있다. 보통 두통은 뇌 주변 혈관과 근육의 긴장으로 발생하는 긴장성 두통이 가장 흔하다. 일반적으로 진통제를 복용하거나 충분한 휴식을 통해 나아질 수 있다. 하지만 디스크가 밀려 나와 뇌로 향하는 신경과 혈관을 압박해 나타나는 경추성 두통은 목 관리를 통한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앞서 확인한 것처럼 목디스크는 단순 목 통증뿐만 아니라 다양한 증상을 유발할 수 있다. 특히 환자 수도 10년 이상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실제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통계에 따르면 2013년 약 91만 명이었던 목디스크 환자 수는 2023년 106만 명을 기록했다. 특히 50대 이상의 환자가 70%를 차지했으며 그중에서도 60대의 비중이 2013년 16만 명에서 2023년 27만 명으로 68.7% 늘어나 상승세를 주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근육 및 신경 재생 능력이 뛰어난 젊은이들과 달리 50대 이상의 환자들은 회복 능력이 더디기 때문에 질환이 악화하지 않도록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목디스크가 중증으로 악화하면 마비 증상 등으로 거동조차 힘든 상황을 맞닥뜨릴 수 있다. 실제로 파워풀한 안무와 건강미로 유명했던 걸그룹 ‘씨스타’의 멤버 소유도 최근 유튜브에서 목디스크 때문에 집에서 누운 채로 꼼짝할 수 없어 무척 당혹스러웠다는 일화를 털어놓았다. 따라서 목디스크가 의심된다면 조속히 전문의를 찾아 진료를 받는 것이 현명하다.

다행히 목디스크는 비수술 보존치료로도 충분히 회복할 수 있다. 특히 보존치료는 신체가 받는 부담이 적어 중장년층의 만족도가 높다. 한의학에서는 침·약침 치료, 추나요법, 한약처방을 비롯한 한의통합치료로 목디스크를 해결한다. 먼저 견정(肩井)·풍지(風池)·대추혈(大椎穴) 등 주요 혈자리에 침 치료를 해 경직된 경추 조직의 긴장과 통증을 완화한다. 이후 한약재의 유효 성분을 함유한 약침을 병변 부위에 직접 주입하면 빠른 염증 제거 효과를 볼 수 있다. 더불어 뼈와 근육 등 조직 강화와 신경 재생에 탁월한 한약 처방을 병행하면 더욱 빠른 회복을 기대할 수 있다.

목 통증에 대한 한의학의 치료 우수성은 SCI(E)급 국제학술지 ‘임상의학저널(Journal of Clinical Medicine)’에도 소개된 바 있다. 자생한방병원 척추관절연구소의 해당 연구에 따르면 약침 치료는 물리치료보다 뛰어난 목 통증 개선 효과를 보였다. 연구팀은 약침 치료군과 물리치료군으로 목 통증 환자를 나눠 치료 효과의 차이를 분석했다. 그 결과, 약침 치료군의 통증 숫자평가척도(NRS)가 심한 통증 정도(6.4점)에서 일상생활이 가능한 수준(3.2점)까지 절반가량 감소한 것으로 분석됐다. 반면 물리치료군은 6.6점에서 4.9점으로 감소 폭이 비교적 작게 나타났다. NRS는 환자가 느끼는 통증 정도를 0~10 사이 숫자로 표현한 지표이며 수치가 높을수록 통증이 강함을 의미한다.

모니터 화면 눈높이에 맞춰 올려줘야

약침 치료는 효과뿐만 아니라 비용면에서도 효율적이다. SCI(E)급 국제학술지 ‘BMC 건강 서비스 연구(BMC Health Services Research)’에 소개된 한 논문에 따르면 보건의료체계 관점과 사회적 관점에서 약침 치료군의 비용이 물리치료군과 비교해 각각 26달러, 1157달러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약침 치료가 삶의 질과 보건의료체계·사회적 관점에서 일반 물리치료보다 비용 효율적인 치료법으로 확인된 것이다.

최근에는 한의 치료를 받는 국민의 경제적 부담을 경감해줄 보건복지부의 한약(첩약) 건강보험 적용 2단계 시범사업도 시작됐다. 4월부터 허리디스크, 비염, 소화불량 등 일부 질환 한약 처방에 적용 중이며 환자가 최대로 혜택을 받으면 전체 부담 비용에서 30%만 지출하면 된다.

치료도 중요하지만 그보다는 예방하는 것이 훨씬 더 경제적이다. 예방이야말로 최선의 건강 관리방법인 것이다. 디스크에 가해지는 부담을 줄여주기 위해 과도한 PC·스마트폰의 사용을 피하고 모니터 등 화면을 눈높이에 맞춰 올려주자. 또한 에어컨은 실내 적정온도에 맞춰 작동하기를 권장한다. 찬 에어컨 바람을 직접 쐬지 않도록 바람막이 등을 설치하거나 날개 각도를 조정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수시로 스트레칭을 해주는 것도 효과적인 목디스크 예방법이다.

작더라도 매일, 또는 주기적으로 나타나는 증상이 있다면 주의 깊게 살펴보는 것이 중요하다. 나의 몸이 보내는 신호에 귀 기울이면 질환이 악화하는 것을 예방하고 건강한 일상을 유지할 수 있다. 오늘 하루는 나의 몸 상태를 세심하게 살피며 보내는 것이 어떨까.

 

[출처 : 중앙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