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 한 송이 되어 / 이해인
비 오는 날
오동꽃이 보랏빛 우산을 쓰고
나에게 말했습니다
넓어져라
넓어져라
더 넓게
더 넓게 살려면
향기가 없어도 괜찮다
나는 얼른
꽃 한 송이 되어
올라갔습니다
처음으로 올라가본
오동나무의 집은
하도 편안해
내려오고 싶지 않았습니다
당신도 오실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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