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기를 앓았던 사람 중 일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대한 면역력을 갖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독일 연구진, "바이러스 잡는 T면역세포 생성"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영국 매체 텔레그래프 등 외신에 따르면 독일 튀빙겐 대학병원 연구진은 코로나19에 걸린 적이 없는 185명의 혈액을 코로나19 바이러스에 노출하는 실험을 했다. 그 결과 185명 중 150명(85%)이 코로나19에 면역 반응을 보였다.
감기에 걸렸던 사람 중 일부가 코로나19에 대한 면역력을 갖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독일에서 나왔다. [사진 pxhere]
비밀은 'T면역세포'에 있었다. 이들은 과거 감기에 걸렸을 때 T세포가 생성됐고, 이 T세포가 코로나바이러스를 방어하는 역할을 한다는 게 연구진의 설명이다.
백혈구의 일종인 T세포는 인체에 침투한 바이러스를 제거하는 역할을 한다. 코로나19를 퇴치하는 데 항체만큼이나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알려져 있다.
전 세계가 애타게 기다리는 코로나 백신은 사람 몸에 바이러스에 대한 면역 능력을 인위적으로 갖추게 하는 약이다. 존 벨 옥스퍼드대 의대 교수는 "T세포는 어느 정도 코로나바이러스로부터 우리를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고 설명했다.
튀빙겐 대학병원 연구진은 이를 근거로 어린이가 코로나19에 상대적으로 덜 걸리고, 감염돼도 경증인 경우가 많은 이유가 바로 감기를 자주 앓았기 때문일 수 있다고 추정했다. 한 해 평균 어린이는 12회, 성인은 2~4회가량 감기에 걸린다고 알려져 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로 T세포의 역할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져 백신 개발, 치료·진단 등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연구 결과에 대해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 유전학 연구소의 프랑수아 발룩스 소장은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기존에 존재하는 T세포 발견은 '좋은 소식'"이라고 전했다. 외신은 "T세포만으로 코로나19에 감염되는 것을 막진 못할 수 있지만, 코로나19에 걸리더라도 증상이 심각해지는 것을 막을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고 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