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알못이 되레 오래 산다고?···'전자레인지 조리법'의 반전
굽고, 끓이고, 튀기는 조리법에는 인류 진화의 비밀이 담겨있다. 질긴 고기와 채소를 부드럽게 만드는 요리법을 발견하면서 그만큼 덜 씹게 됐다. 영양소가 우리 몸에 흡수되기 쉽게 만드니 적은 양을 먹어도 더 많은 에너지를 낼 수 있었다. 그러니 턱뼈는 작아지고 남는 공간에서 뇌가 발달할 수 있었다.
BBC "생식, 발효와 함께 건강 요리법으로 주목"
직화구이는 당뇨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중앙포토]
조리 과정을 거친 식재료는 장기간 보관하는 것도 가능했다. 온종일 수렵·채집에 몰두하지 않아도 됐다. 이렇게 남는 시간을 활용하면서 문화와 예술, 철학이 본격적으로 발달하게 됐다고 설명하는 학자들도 있다.
하지만 요즘은 요리가 꼭 인간에게 이로운 것만은 아니라는 사실이 새롭게 부각되고 있다. 조리 과정에서 발생하는 매연은 폐암을 유발하고, 음식의 풍미를 더 하기 위해 사용하는 조미료는 비만의 원인이 된다. 과도한 조리가 음식을 '발암물질 덩어리'로 만들기도 한다.
이러다 보니 서양에서도 튀기고 굽는 '정통 조리법'에서 벗어나려는 이들이 늘고 있다고 29일(현지시간) BBC가 보도했다. '발효' 나 '생식'은 물론 '전자레인지 조리법'이 새로운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는 것이다.
영국의 식품안전국(FSA)에 따르면 고온에서 오랜 시간 굽거나 튀긴 음식에선 발암물질인 '아크릴아미드'가 발생한다. 토스트, 시리얼, 커피, 케이크 등을 요리하는 과정에서 발생할 위험이 높다. 붉은 고기를 직화 구이해 먹는 여성은 당뇨에 걸릴 확률이 높아진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요리 과정에서 발생하는 매연도 문제다. 2017년 '암 연구 및 임상 종양학 저널'은 "제대로 환기되지 않은 주방에서 요리하는 여성이 폐암에 걸릴 확률이 높다"는 연구결과가 게재됐다. 또 다른 연구는 식용유를 가열할 때 나오는 가스에 노출된 임산부가 저체중 태아를 출산할 위험이 높다고 경고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