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 일기 / 이해인
1
늘 푸르게 살라 한다
수평선을 바라보며
내 굽은 마음을 곧게
흰 모래를 밟으며
내 굳은 마음을 부드럽게
바위를 바라보며
내 약한 마음을 든든하게
그리고
파도처럼 출렁이는 마음
갈매기처럼 춤추는 마음
늘 기쁘게 살라 한다
2
바람 많이 부는 날
나는 바다에 나가
마음에 가득 찼던
미움과 욕심의 찌꺼기들을
모조리 쏟아 버리고
거센 파도 밀리면
깊이 숨겨 두었던
비밀 이야기들을
바다는 소라 껍질에 담아
모조리 쏟아 버리네
3
집에 돌아와서도
자꾸만 바다를 생각하다가
꿈에도 바다에 가네
아이들과 함께 조가비를 줍다가
금방 하루가 저물어 안타까운
바다빛 꿈을 꾸네
'Literature(문학) > Poem(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바다여 당신은 / 이해인 (0) | 2019.12.12 |
---|---|
바다가 쉴 때는 / 이해인 (0) | 2019.12.11 |
바람에게 / 이해인 (0) | 2019.12.08 |
바람의 시 / 이해인 (0) | 2019.12.02 |
바람 부는 가을숲으로 가자 / 이해인 (0) | 2019.12.0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