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terature(문학)/Poem(시)

오늘의 얼굴 / 이해인

2018. 12. 26. 20:08

 

 

 

 

 

 

오늘의 얼굴  / 이해인

 

내가 돌보지 못해

묘비(墓碑)처럼 잊혀진

너의 얼굴


미안하다 악수 나눌 때

나는 떳떳하고

햇살은 눈부시다


슬픔에 수척해진

숱한 기억들을 지워 보내며

내일 향해 그네 뛰는

오늘의 행복


문을 열어라


나는 너를 위해

한 점 바람에도

흔들리는 풀잎


새 옷을 차려입고

떠날 채비를 하는

나의 오늘이여


착한 누이의 사랑으로

너를 보듬으면

올올이 쏟아지는 빛의 향기


어김없는 약속의

내일로 가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