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c.(기타)/Health(건강)

감미료도 과하면 독

2017. 10. 15. 21:17

감미료도 과하면 독

강재헌의 건강한 먹거리
일러스트=강일구

일러스트=강일구

당류 과다 섭취는 비만, 당뇨병, 고지혈증, 심혈관질환 등의 발생위험을 높인다. 이 때문에 세계보건기구에서는 가공식을 통한 당 섭취 권장량을 하루 섭취열량의 10%(50g) 이하로 제시하고, 5%(25g) 아래로 줄이면 더 좋다고 권고한 바 있다.
 
대표적인 정제당인 설탕은 사탕수수 등에서 추출한 원료당을 정제해서 만들어 순도와 단맛이 강한 반면, 원료당에 포함되어 있던 무기질과 비타민 등 몸에 좋은 영양소를 제거하여 열량만 높다는 단점이 있다. 설탕이 건강에 좋지 않다는 인식 때문에 많은 이들이 설탕 대신 꿀, 올리고당, 메이플시럽, 매실청 등을 먹는다. 그럼 과연 이런 감미료들은 걱정 없이 먹어도 되는 것일까?
 
꿀의 성분을 살펴보면, 당류가 75% 정도를 차지하는데 이중 과당과 포도당이 비슷한 비율로 들어 있다. 나머지는 수분과 미량의 단백질과 무기질, 비타민이다. 열량은 설탕의 4분의 3 정도이지만, 그 안에 포함된 당 함량과 단맛의 강도를 감안하면 설탕과 비슷한 열량을 제공한다고 볼 수 있다. 건강에 좋은 무기질, 비타민 등의 영양소를 부가적으로 섭취한다는 점에 있어서는 꿀이 설탕보다 좋지만 체중 조절이 필요하거나 혈당 조절이 필요한 사람에게는 꿀도 설탕처럼 섭취량을 제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건강에 좋다는 이유로 고가에 팔리고 있는 올리고당은 어떨까? 올리고당은 위에서 분해되는 설탕과는 달리 장까지 도달하여 유산균의 먹이가 되어 장 건강을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된다. 하지만 제품에 따라 다른 당들이 포함되어 있는 경우가 있고, 설탕보다 단맛이 적어 섭취량이 많아질 수 있으므로 체중과 혈당 조절이 필요한 경우 주의가 필요하다.
 
메이플시럽의 경우 단풍나무즙에 함유된 구연산, 숙신산 등 몸에 좋은 유기산과 칼슘, 철분, 아연 등 무기질이 풍부하여 건강에 좋은 감미료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함유된 당 대부분이 설탕이므로 역시 무시할 수 없는 열량을 가지고 있다.
 
매실은 식욕을 돋우고 피로해소와 변비 예방 효과가 있다. 설탕과 매실을 반반씩 넣어 만든 매실청은 매실의 건강 효능이 큰 장점이지만, 당 함량이 높아 반찬 조리할 때 매실청을 너무 자주 사용하면, 식사를 통한 당 섭취를 늘릴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설탕 등 정제당의 과다 섭취가 건강의 적이므로 설탕 대신 꿀, 올리고당, 매실청 등의 감미료를 사용하는 것은 건강에 유익할 수 있다. 다만 당 섭취를 제한해야 하는 비만, 당뇨병, 지방간 등 건강 문제가 있다면, 이러한 감미료도 섭취량을 적정 수준으로 제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강재헌
인제대 서울백병원 가정의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