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c.(기타)/collection(모음집)

행복한 피곤 / 운설 박 채선

2017. 2. 9. 20:02

 

행복한 피곤
                                 운설 박 채선
눈꺼풀에 걸린 삶의 무게가
어둠 속의 회귀를 유혹하는
반역의 시간을 밀어내고
회색빛 도시의 여명을 흡입한다
혹한의 한파와 폭설 속의 출근길은
애간장을 저리게 하지만
현장에 들어서면 피곤을 잊은 듯
날쌘 다람쥐가 따로 없다
바람이 흔드는 칼바람 속에도
맑은 햇살 잔설 녹이는 오후
연민의 빛으로 고개를 내민
가벼운 행복의 미소가 너울거린다.
고달픈 시간 이겨낸 공허한 바람길
계절에 묻혀 숨죽여 흐르는 세월의 강물도
노을빛에 길을 물어
따스한 봄을 찾아가겠지
눈 돌리는 곳마다
지친 눈꺼풀을 비집고
두 눈을 뜬 새벽 출근길
행복한 피곤이다.



 

'Etc.(기타) > collection(모음집)' 카테고리의 다른 글

매화 - 왕안석(王安石)   (0) 2017.03.07
시절인연/장용숙  (0) 2017.02.18
근하신년  (0) 2017.01.04
아름다운 눈으로 : 남낙현   (0) 2017.01.04
한 해를 보내는 아쉬움   (0) 2016.12.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