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c.(기타)/collection(모음집)

나리 꽃/ 박채선

2015. 8. 28. 10:37

 

나리 꽃

/ 박채선

성하(盛夏)의 계절

홍안의 다크호스의

초연한 나리꽃의 삶 뒤로 비바람 되어

흐르는 서러운 회한

살다 보면 눈물을 쏟고

사랑하는 사람을 사랑하지 않기 위해

어둠과 메마른 서정 속에 갇혀

비인간적인 삶을 살 때도 있는 법

시계의 톱니바퀴 처럼 돌고 돌아

스치는 바람결에

삶의 여독을 풀면 석양빛 노을은

생의 시큰한 땀 냄새

계절의 섭리 앞에 떨리 우는 영혼

무명의 시인은 현존한 모든 것에게

묵시적인 안부를

나리꽃 홀로 피어 주근깨가 가득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