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c.(기타)/collection(모음집)

12월의 독백 / 오광수 *

2014. 12. 29. 2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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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의 독백 / 오광수 *


남은 달력 한 장이
작은 바람에도 팔랑거리는 세월인데
한해를 채웠다는 가슴은
내놓을 게 없습니다.

욕심을 버리자고 다잡은 마음이었는데
손 하나는 펼치면서 뒤에 감춘 손은
꼭 쥐고 있는 부끄러운 모습입니다.

비우면 채워지는 이치를
이젠 어렴풋이 알련만
한 치 앞도 모르는 숙맥이 되어
또 누굴 원망하며 미워합니다.

돌려보면 아쉬운 필름만이 허공에 돌고
다시 잡으려 손을 내밀어 봐도
기약의 언질도 받지 못한 채 빈손입니다.

그러나 그러나 말입니다.
해마다 이맘때쯤
텅 빈 가슴을 또 드러내어도
내년에는 더 나을 것 같은
마음이 드는데 어쩝니까?




서로를 필요로 하는 것

우리는 두 발처럼 두 손처럼
두 눈꺼풀처럼 아래턱과 위턱처럼
서로 도우며 살도록 만들어졌다.
사람들은 자신이 갖지 못한 것을
보완하기 위해 서로를 필요로 한다.


- M. 아우렐리우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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