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랫줄에서의 짧은 휴식>
- 시 : 돌샘/이길옥 -
몇 날을 바람나 돌아다니며 얻은
몸엣것 버리려고
세탁기 안에서 어지럽게 돌다가 나와
멀미난 물기 툭툭 털어내고
피곤한 몸을 건다.
나른한 오후
옷걸이에 걸린 축 처진 어깨를
바람이 툭 치고 지나가고
햇살이 간지럽게 만져본다.
맘 편히 쉬려는데
참새가 찾아와
지껄이다 가고
제비도 들려간다.
천성이 끼로 사는 놈은
쉬고 싶어도 쉴 틈이 없다.
바삭바삭 마르기까지
그 짧은 휴식이 끝나기 무섭게
외출을 서둘러야 한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