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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현 교수 "난생 처음 본 후유증…완치란 말에 속지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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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8. 19. 10:51
]박현 교수 "난생 처음 본 후유증…완치란 말에 속지말라"


박현 교수가 지난 3월 코로나19 투병 당시 올린 게시물. 사진 '부산47' 페이스북 캡처
“코로나19 완치 판정을 받았지만 제 몸이 아닌 남의 몸 같습니다. 생전 처음 보는 증상들이 계속 나타납니다. 증상에 적응했다 싶으면 몸이 이상하게 반응합니다. 이를 설명해 줄 사람도 없는 상황입니다.”
'완치'면 끝?…부산 47번 환자의 경고
박현(48) 부산대 기계공학부 겸임교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완치 판정을 받고 퇴원한 지 160여일이 지났다. 스페인 바르셀로나 라몬유 대학에서 마케팅 전공 교수로 있는 그는 부산대 특강을 위해 지난 2월 미국을 거쳐 귀국했다. 이후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고, 그때부터 ‘부산 47번째 환자’로 불리기 시작했다.
그는 코로나19 확진 한 달여 만에 완치 판정을 받았으나 코로나19로부터 완전히 벗어나지는 못했다. 여러 후유증을 겪고 있어서다. 그가 말하는 후유증은 크게 다섯 가지다. ▶머리에 안개가 낀 것처럼 집중이 힘든 ‘브레인 포그(Brain Fog)’ ▶앉아있으면 불편한 가슴 통증 ▶속쓰림 증상을 동반한 위장 통증 ▶보랏빛으로 변하는 피부나 건조증 등 피부 관련 질환 ▶예측 불가능한 만성피로다. 박 교수는 18일 중앙일보와 통화에서 “코로나19 투병 당시 여러 증상이 좋아졌다가 나빠지기를 반복하며 롤러코스터를 타는 듯한 나날이었는데 지금도 달라진 건 없다”고 말했다.
"고통 호소하자 질본 직원은 '감기'라 했다"

박현 교수는 코로나19 후유증으로 30분 이상 집중하기 힘들어 언론 인터뷰도 고사하고 있다고 했다. 사진 '부산47' 페이스북 캡처
그는 코로나19 관련 정보가 국내에 부족한 상황이라며 자신의 투병기를 영어와 한국어 2개 국어로 적어 인터넷에 올리고 있다. ‘부산 47’이라는 페이스북 페이지도 그렇게 만들어졌다. 박 교수가 지난 17일 코로나19 후유증을 고백한 페이스북 글은 공유가 900여회 넘게 이뤄지며 화제를 모았다. 그는 “후유증으로 몸 상태가 나빠 질병관리본부(질본) 콜 센터(1339)에 전화한 적 있는데 짜증을 내면서 감기라는 답변을 들었다”며 “질본 전화나 여러 병원 방문을 통해서도 아무런 도움을 받지 못했다”고 했다.
박 교수는 “페이스북 글을 보고 나와 같은 상황에 있다는 두 명과 연락이 닿았는데 비슷한 후유증을 겪고 있다. 그들 역시 질본과 병원에서 필요한 정보를 얻지 못했다”며 “완치 판정을 받은 지 다섯 달 반이 지났지만 전혀 완치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국·중국 질본 발표나 미국·영국·이탈리아 등 언론을 보면 후유증 환자 관련 글이 계속 나오는데 한국은 그렇지 못하다”고 지적했다.
박 교수는 코로나19 관련 일부 용어들이 환자들에 대한 편견을 재생산한다며 안타까워했다. 그는 ‘확진자’라는 말 대신 ‘환자’를, ‘완치자’라는 말 대신 ‘회복자’라는 말을 써야 한다고 주장했다. “확진자라는 표현은 바이러스를 전파하는 듯한 느낌을 줘 회복자에 대한 차별을 만들고, 완치자라는 표현 역시 코로나19를 한 번 앓고 나면 그만일 것 같은 감기 정도로만 생각하게 한다”는 얘기다.
"완치라는 말에 속지 말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