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젊은 날의 숲 / 청향 조재선 ♣
황홀한 시간이 저물고 있다.
가지런이 놓인 숲 속 오솔길
총총이 걸어가는 내 발길에
붉은 황혼 등불처럼 어서 오라 인도한다.
눈부신 기쁨도, 간절한 소망도
옷자락에 묻은 새벽이슬 같은 것
사랑스런 새소리, 평온한 들꽃의 미소
은신처에 녹아 드는 햇살
목마른 내게
언제나 빙그레 웃어주는 작은 옹달샘
모두 나를 키워 주는 자양분이라
그 숲을 지나는 동안
발효되어 풍만해진 생각
나는 어느새 중년이 된다.
빛줄기 피어 오르는 가지사이로
성큼성큼 걸어 올 어둠을 끌어 안고
목 놓아 슬피 울어 줄 넉넉한 숲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