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9. 30. 21:30



  갈대의 숙명    
       白蓮  백옥례
생활 빈곤하여 찌든 삶 
누가 그 여자 한숨 소리 듣는가 
수로 막힌 갈대밭 
그 누구도 깊이 재지 않는다 
반푼의 사랑 한 푼 사랑 위해 
텃새 포근히 포옹한 
무쇠 녹일 사랑 
어머니 자궁처럼 아늑한 둥지 튼다 
소리 내어 울 수 없어 
서걱거리며
손사래 치는 영혼
미풍(微風)은 마디마디 흔든다
죽어서 모순이 더 아름다운 갈대꽃
그 여자 인맥처럼
철새 하나, 둘 쉬어간다
바람 따라 무덤가 하늘거린다.